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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부처마다 트럼프 ‘눈과 귀’ 심었다…“충성도 점검”

백악관, 부처마다 트럼프 ‘눈과 귀’ 심었다…“충성도 점검”

입력 2017-03-20 15:52
업데이트 2017-03-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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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기관에 16명 파견…WP “국방부선 ‘구소련 정치위원’이라 불려”

미국 백악관이 각 부처에 ‘감시 인력’을 보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장관들의 충성도를 점검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정부 안팎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백악관은 에너지부, 보건복지부 등 부처와 항공우주국(NASA) 등 기관에 모두 16명의 보좌관을 배치했다.

이들의 보고 대상은 해당 부처 수장이 아니라 백악관의 릭 디어본 정책 부비서실장이다.

디어본 부비서실장의 수석 보좌관인 존 매시번이 부처에 나간 보좌관들과 매주 컨퍼런스콜(전화 회의)을 하며 동향을 보고받는다.

부처 보좌관들은 임기 초반 백악관과 부서 간 정책 문제를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에겐 ‘장관 동향 감시’란 다른 임무가 하나 더 있다.

수장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제대로 받들어 수행하는지, 백악관이 제시한 정책 방향에서 옆길로 새지 않는지를 부처 파견 보좌관들이 감시한다고 WP는 설명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눈과 귀’를 둘러싼 잡음은 벌써 생겼다.

환경보호청(EPA)의 스콧 프룻 청장은 백악관 파견 보좌관이 청하지도 않은 조언을 너무 자주 하는 바람에 골이 단단히 났다. 프룻 청장은 결국 해당 보좌관을 회의에 들어오지 못하게 조치했다.

국방부에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감시하는 백악관 보좌관을 사적인 자리에서 과거 소련 공산당 시절의 ‘정치위원’(commissar)이라고 부른다고 국방부의 고위급 관리가 말했다.

트럼프 측은 백악관 인사를 부처에 파견하면 소통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한다.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고문 역할을 한 배리 베넷은 “특히 정권 교체로 정책이 극적으로 변하는 와중에선 현명한 처사라고 본다”며 아직 부서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상태라 “그들이 부서에서 백악관의 입과 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오물을 빼려 한다면 악어를 주시하는 사람이 있는 게 낫다”고 거들었다.

부서의 통제권을 강화하려는 노력은 역대 정권에서도 있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백악관도 각 부서에 공개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활동에 제한을 뒀다.

다만 백악관에 ‘사람’을 심는 일은 오바마·조지 W. 부시·빌 클린턴 등 전임자들이 사용하지 않은 이례적인 조치라고 WP는 설명했다.

오바마 정권에서 에너지장관 비서실장을 지낸 케빈 크노블로흐는 “백악관과 내각은 일부 의견 불일치 여지가 있는 가운데 밝은 관계를 유지할 때 건강해진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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