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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세월호 처참한 모습에 참담”…가슴치는 유가족 눈물만

“녹슨 세월호 처참한 모습에 참담”…가슴치는 유가족 눈물만

입력 2017-03-23 10:09
업데이트 2017-03-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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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쉽게 올라 오는걸”…뜬눈으로 밤새며 TV 뉴스 시청

“이렇게 쉽게 인양할 것을 왜 3년이나 시간을 끌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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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에 찢긴 세월호’
‘세월에 찢긴 세월호’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인양단 관계자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를 고정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뒤 이날 수면 위로 처음 떠오른 것은 정확히 1073일 만이다. 2017.3.23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진도 앞바다의 사나운 맹골수도가 삼켜버린 세월호가 3년여 만인 23일 그 처참한 모습을 수면 위로 내보이자 안산과 진도의 세월호 가족들은 끝내 눈물을 쏟았다.

다른 가족들을 진도로 내려보내고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 유가족 대기실에 남은 참사 당시 2학년 1반 민지 아빠 김내근 씨는 밤새 TV 뉴스 속보에 눈을 떼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유가족 대기실에서 숙직을 서고 집으로 돌아간 뒤 본 인양이 시작된다는 소식에 밤새 TV 뉴스를 지켜봤다”며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인양이 이뤄진다니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걸려도 너무 오래 걸렸다”며 “이렇게 쉽게 인양할 것을 왜 3년이나 끌었는지 모르겠다. 사고가 정치적으로 이용된 것 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유가족 대기실에 모여 TV를 보던 유족들은 3년 동안 바닷속에 잠겨 있던 세월호가 녹슬어 누런빛을 띠는 것을 보고 가슴을 쳤다.

7반 정인 아빠 이우근 씨는 “누렇게 녹슬고 부식이 된 세월호를 보며 참담한 심정이다. TV 화면으로 이 정도면, 실제로 봤을 때는 얼마나 더 처참하겠느냐”며 “인양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목포 신항으로 세월호를 안전하게 옮길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침 일찍 유가족 대기실을 청소하러 나온 3반 영은 엄마는 “진도로 내려간 가족들이 세월호 선체를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며 “새벽에 일하면서 하나씩 봤는데 결국 눈물이 났다. 원래 잘 안 우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진도에 내려가 배를 타고 진도 앞바다와 동거차도에 나가 밤새 인양작업을 지켜본 가족들은 안산에 남은 유족들과 계속 연락하며 현지 소식을 속속 전하고 있다.

인양 작업을 지켜본 가족들은 온전한 선체 인양을 통해 미수습자를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동혁 엄마 김성실 씨는 “정부가 제공한 배를 타고 진도 앞바다에 나온 지 만 하루째”라며 “시험인양이 순조로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끝까지 지켜보자’라고 말해 기다렸는데 본인양까지 이어져 기쁘다. 배가 많이 상해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고 전했다.

김씨는 “세월호 인양을 통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미수습자 수습”이라며 “미수습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후에 선체 조사를 통한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해야 할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찾는 추모객은 없는 상태다. 다만 시험인양이 시작된 전날부터 추모객의 발걸음이 간간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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