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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한 번 믿어봐…설·차 리더십 뜬다

형님 한 번 믿어봐…설·차 리더십 뜬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17-03-23 18:16
업데이트 2017-03-2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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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코치·차두리 전력분석관 월드컵대표팀에 소통·활력 더해

“2002년의 4강 DNA를 심겠다.”
23일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이 벌어진 중국 창사 하룽스타디움에서 5만 관중과 싸운 축구대표팀의 설기현(왼쪽·38) 코치와 차두리(오른쪽·37) 전력분석관의 감회는 남달랐다. 대표팀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 차상광 코치, 그리고 자신들 등 제대로 갖춰진 코칭스태프로 정비된 뒤 가진 첫 경기여서다.

대표팀은 지난해 이란 원정 0-1 패배 뒤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소통 문제를 깨닫고 감독의 뜻을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소통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차두리 분석관을 합류시켰다. 이후 대표팀이 캐나다와의 평가전에 이어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5차전에서 승리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신태용 코치가 20세 이하(U-20) 대표팀 사령탑으로 옮기며 생긴 빈자리를 베테랑 외국인 코치로 채우겠다던 계획에 차질을 빚자 젊은 설기현 코치를 임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로써 나란히 두 차례의 월드컵을 경험한 수비수 출신 차두리, 공격수 출신 설기현이 각각 선수들의 멘토를 맡게 됐다.

대표팀은 비로소 ‘완전체’을 갖춘 21일 첫 훈련을 진행했다. 경기 하루 전날 훈련엔 강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온전하게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은 사실상 이날 하루였다. 둘은 슈틸리케 감독을 대신해 동생뻘 선수들을 이끌었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설 코치가 공격훈련을 주도했고, 차 분석관이 수비훈련을 맡았다.

지난해 슈틸리케호가 크게 흔들렸을 때 선수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내기 위해 ‘전력분석관’이라는 어색한 타이틀을 달고 차 코치가 합류한 데 이어 지난달 설 코치가 대표팀에 부임하자 주변에선 ‘경력 부족’, ‘경험 부족’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은 “선수들을 잘 알고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선수로서 풍부한 경험을 앞세운 차 분석관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축구 울산에서 함께 뛰었던 공격수 김신욱은 “설 코치야말로 선수 시절 때도 빼어난 전술과 리더십을 보였다. 대표팀에서 공격적인 부분에 대해 주로 조언을 하는데 크게 의지한다”고 덧붙였다.

설 코치는 “그저 뒤에서 돕는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면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DNA를 후배들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열심히 대표팀에 적응하려 애쓰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7-03-2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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