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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의 재’로 변한 김정남, 죽어서는 평양 갈 수 있을까

‘한 줌의 재’로 변한 김정남, 죽어서는 평양 갈 수 있을까

입력 2017-03-27 16:54
업데이트 2017-03-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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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7일 말레이시아로부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유골을 넘겨받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망자의 유골이 과연 고향인 평양땅에 제대로 묻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김정남 피살 직후 부검도 하기 전부터 시신을 자신들에게 인도하라고 말레이시아 당국에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당시 북한의 집요한 시신 인도 요구에 대해 김정남 시신을 북한으로 가져다가 장례를 치르려는 목적보다는 김정남 암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점을 감추기 위한 ‘증거 인멸’ 의도가 더 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수사 완결을 위해 시신 인도를 거부해왔던 말레이시아 당국이 결국 사건 발생 42일 만에 김정남의 시신을 화장하고 유골을 북한 측에 인도하기로 하면서 북한은 유골을 넘겨받게 됐다.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계속해서 요구해왔던 북한으로서는 유골이라는 이유로 받지 않을 명분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김정남의 유골이 우여곡절 끝에 피살 현장인 말레이시아를 떠나게 됐지만, 고향인 평양까지 제대로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정남은 1971년 고위층 전용 의료시설인 평양 봉화진료소에서 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급 탈북민은 “김정남의 유골을 북한으로 가져간다고 하고는 가는 길에 중국땅에 버릴지 압록강에 버릴지 누가 알겠느냐”며 “김정은의 성격상 유골을 ‘아무 데나 버리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백두혈통’의 정통성 면에서 자신보다 우위에 있었던 이복형이었기에 그의 유골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남의 유골이 평양까지 가더라도 제대로 된 장례 절차나 변변한 묘비도 없이 쓸쓸하게 땅에 묻힐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주민들은 김정남의 존재를 전혀 모른다”며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유골) 인도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장례식을 하더라도 조용하게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북소식통은 “일반 주민과 달리 북한 고위층에는 김정일 측근 출신을 비롯해 김정남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이들 중 김정은이 이복형을 위해 장례식을 치러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으로 태어나 한때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2001년 위조 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적발된 사건 이후 권력 무대에서 밀려나 마카오와 베이징 등 해외를 떠돌았다.

김정은 집권 이후 자신과 가족을 살려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의 서신까지 보냈지만, 결국 김정남은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의 한 공항에서 북한 공작원과 그들에게 매수된 동남아시아 여성들의 손에 비참하게 살해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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