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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날줄] 타르보사우루스 바타르/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타르보사우루스 바타르/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17-04-11 22:00
업데이트 2017-04-1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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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배달’이 몽골어 ‘바타르’(bataar)와 깊은 연관 관계를 맺고 있다는 학설이 있다. 바타르라면 낯선 단어가 아니다. 몽골의 수도가 바로 울란바타르(울란바토르)다. 울란바타르는 ‘붉은 영웅’을 뜻한다고 한다. 바타르는 곧 영웅이다.
타르보사우루스 바타르는 7000만 년 전 후기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이다. ‘놀라게 하는 도마뱀’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10~12m의 키에 몸무게는 5~6t이었다. 몽골과 옛 소련 탐사팀이 고비사막에서 화석을 처음으로 찾아냈다. 학명에 바타르를 넣은 것은 몽골 땅에서 몽골인이 참여해 찾았다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타르보사우루스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고, 그림책으로도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타르보사우루스의 화석은 지금까지 몽골과 주변에서만 발견됐다. 한반도에서도 살았는지 아직은 확인되지 않았다.

타르보사우루스는 공룡의 대명사 티라노사우루스의 직전 시대를 살았던 공룡이라고 한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아시아에서 발견된 육식 공룡 중 가장 크다. 타르보사우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조금 작다고 하지만, 종이 다른지는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있다. ‘폭군 도마뱀’이라는 뜻을 가진 티라노사우루스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에서도 타르보사우루스를 괴롭히는 공룡으로 나온다.

최근에는 한반도에서도 다양한 공룡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1972년 경남 하동에서 공룡 알 화석, 1973년 경북 의성에서 초식 공룡의 앞다리 뼈, 1982년 경남 고성에서 공룡 발자국 화석이 보고됐다. 1996년 전남 해남에서는 익룡과 새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2000년대 이후에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화석들이 대량으로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타르보사우루스 화석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검찰이 고비사막에서 도굴해 국내에 들여온 타르보사우루스 화석을 몽골에 돌려주기로 했다. 당연한 결정이지만, 또한 쉽지 않은 결정인 만큼 박수를 보낸다. 타르보사우루스에 가렸지만 프로토케라톱스 화석도 포함되어 있다. 키 1.8m에 180㎏ 남짓한 프로토케라톱스는 타르보사우루스의 먹잇감이었다고도 한다.

검찰이 몽골에 화석을 돌려보내며 도굴 과정의 현장검증을 고비사막에서 하면 어떨까 싶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주도하는 연구팀이 훼손된 화석 산출지를 정밀 발굴하면 더욱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문화재청은 해외 문화유산 보호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국가 신뢰도를 크게 높일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7-04-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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