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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만에 가입자 20만 돌파… 그런데 웃지 못하는 케이뱅크

2주 만에 가입자 20만 돌파… 그런데 웃지 못하는 케이뱅크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7-04-18 22:28
업데이트 2017-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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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신 3600억 유치 흥행 불구 금산분리 규제에 묶여 증자 제동

지난 3일 출범한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가 2주 만에 가입자 수 20만명을 넘겼다. 하지만 빅히트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실탄’(돈)이 떨어져 가고 있어서다.

케이뱅크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예금액이 2300억원, 대출액이 1300억원을 넘어섰다고 18일 밝혔다. 올해 목표는 예금 5000억원, 대출 4000억원이다. 벌써 목표액의 46%(예금), 32.5%(대출)를 달성했다.

하지만 고민도 크다. 자본금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자본금 2500억원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시스템 구축 등에 이미 절반 이상을 썼다. 아직 쓰진 않았지만 인건비 등 올해 안에 꼭 써야 할 데가 정해진 돈도 878억원이다. 이렇게 되면 남는 돈은 370억원 남짓이다. 출범 초기라 케이뱅크는 은행채 발행이 어려워 예금 외에는 자금 조달 창구가 없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어느 정도 맞추려면 연말쯤에는 2000억~3000억원의 증자가 필요하다는 게 자체 추산이다. BIS 비율이 8% 밑으로 떨어지면 은행에는 ‘부실’ 딱지가 붙게 된다.

따라서 이 기준치를 맞추려면 자본금을 늘리든 대출자산을 줄이든 해야 한다. 문제는 케이뱅크의 실질적 대주주인 KT가 산업자본(비금융 주력자)이라 현행법상 은행 지분을 4%(의결권 없는 지분 포함시 10%) 이상 갖지 못한다는 데 있다. 물론 모든 주주가 동일 비율로 출자하면 지금도 증자가 가능하지만 KT 외 다른 주주사들은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

해결책은 지분 제한 한도를 푸는 ‘은행법 개정’인데 국회가 여전히 부정적이다. 증자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처럼 대출 고객이 밀려들면 최악의 경우 ‘고객 사절’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올릴 예정이라 인터넷은행의 가격 경쟁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해 기존 주주들의 증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설사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된다 하더라도 시스템 구축 등에 당분간 돈이 계속 들어가야 하는 인터넷은행에 대주주가 지속적인 ‘쩐주’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7-04-1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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