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탄생 과정 건축물에 담아… 당시 도면·허가서 등 가치 더해
조선요리제법·천로역정 등도 국가 지정 문화재 등록 예고“둥근 면에 뚫린 구멍들이, 살짝 붙여 돌아가는 발코니들이, 삶에의 희열을 또는 태어나는 새 삶에의 찬가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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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서산부인과 병원
문화재청은 1965년 김중업이 설계한 서울 중구의 옛 서산부인과 건물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20일 밝혔다. ‘현대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 문하에서 현대 건축의 문법을 익히고 귀국한 김중업은 1960년대 이 건물의 건축 의뢰를 받고 ‘파격’에 가까운 백색 건물을 지어올린다. 그는 아이가 탄생하는 공간임을 고려해 자궁과 남근을 모티브로, 생명이 태어나는 과정을 건물에 오롯이 재현했다.
이번 문화재 등록에는 독특한 조형미, 노출 콘트리트 구조, 설계·시공 당시의 초기 형태가 온전히 보존돼 있다는 점 등이 인정받았다. 건축 허가를 받을 당시 도면과 건축허가통지서, 공사 명세서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도 건축사적 가치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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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요리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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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문화재청은 이 밖에 1892년 그려진 고령 관음사 칠성도,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옛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신해박해의 발상지가 된 천주교 진산 성지성당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7-04-21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