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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권한 행사”…6만8천명 美 유권자 대선투표 ‘순조’

“소중한 권한 행사”…6만8천명 美 유권자 대선투표 ‘순조’

입력 2017-04-26 10:18
업데이트 2017-04-2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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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에 관심 높아…“대한민국 책임질 분 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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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주(駐)이스탄불 대한민국총영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한인 유권자 김영훈 씨가 투표하고 있다. 이스탄불 재외투표소는 이날부터 이달 30일까지, 매일 오전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주(駐)이스탄불 대한민국총영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한인 유권자 김영훈 씨가 투표하고 있다. 이스탄불 재외투표소는 이날부터 이달 30일까지, 매일 오전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연합뉴스
‘장미대선’으로 불리는 제19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 투표가 25일 오전(현지시간) 미주 전역에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번 재외국민 선거는 주미 대사관이 있는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로스앤젤레스·시카고·샌프란시스코·애틀랜타 등의 공관에서 마련한 투표소에서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재외국민 선거인으로 등록한 재외선거인(영주권자)과 국외 부재자(일시 체류자)는 6만8천여 명이다.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 때의 5만1천794명보다 31.8% 늘어난 수치다.

이번이 네 번째 재외선거로 홍보가 많이 된 데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파면에 따른 조기 대선이어서 미국 내 유권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미 대사관 재외투표소가 마련된 버지니아 주 비엔나 한미과학협력센터(KUSCO)에는 첫날 투표 시작 시간인 오전 8시부터 출근 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직장인 재외국민의 발길이 잇따랐다.

단기체류자인 회사원 유안나(24)씨는 “투표는 당연한 권리인 만큼 첫날부터 나와서 투표하게 됐다”면서 “한국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런 질문에 뿌듯하게 답할 수 있는 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청년 일자리를 잘 지원할 분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메릴랜드 주에 사는 일가족 4명이 아침 일찍 버지니아까지 달려와 투표를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퇴역 공군 장교인 유영집 씨는 “미국에 온 지 5년 됐는데, 자녀들과 투표하러 오게 돼서 기쁘다”면서 “대한민국을 책임지고 세계 강국으로 우뚝 서게 할 후보를 뽑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재외선거에 100% 참여했고, 우리 아이들도 권한 행사를 충분히 하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유 씨의 아들인 유재영(20) 씨는 올해가 첫 선거 참여다. 그는 “불안한 대한민국 정세를 수습하고 좋은 나라로 이끌 대통령이 될 분에게 투표했다”고 첫 경험의 소감을 밝혔다.

안호영 주미대사와 부인 이선화 여사도 오전 9시 10분께 이곳에서 투표를 마쳤다.

안 대사는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세계적으로) 재외선거에 등록한 유권자가 18대 때는 20만 명을 약간 넘었는데, 이번에는 30만 가까이 등록했다”면서 “재외동포들의 권리행사 인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표소에 오면서 오늘을 제대로 표현할 형용사가 뭘까 생각해보니 ‘경건’이란 말이 떠올랐다”면서 “안보도 경제도 어려운 이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대통령을 뽑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뉴욕과 보스턴에서도 투표 열기가 이어졌다.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플러싱의 씨캐슬그룹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한 표를 행사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했다.

뉴욕 총영사관 관계자는 “투표소가 문을 연 이후 두 시간 동안에 100여 명이 투표했다”고 전했다.

김기환 뉴욕총영사 내외도 이날 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뉴욕총영사관 관할 5개 주에서는 총 1만3천716명이 재외국민 등록을 했다. 투표소는 뉴욕 플러싱 외에 뉴저지 주 팰리세이즈 파크와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도 마련됐다. 뉴욕을 제외한 2개 투표소는 28일부터 가동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보스턴 인근의 뉴턴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류순택 여사와 함께 투표했다. 반 전 총장은 하버드대 초빙교수를 맡게 돼 지난 8일 미국에 다시 입국했고, 이날 첫 행사로 하버드대에서 특강을 한다.

모두 3천305명이 재외국민 등록을 해 미국에서 가장 높은 등록률을 기록한 보스턴 총영사관 관할 지역은 투표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보스턴 총영사관 관계자는 “오전 4시간 동안 100명 정도가 투표했다”고 말했다.

한인들이 밀집한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투표소를 열자마자 투표를 하려는 유권자들이 줄을 이었다.

LA총영사관를 비롯해 오렌지카운티 한인회관, 샌디에이고 한인회관 등 3곳에서도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LA총영사관에서는 오전 10시 현재 150여 명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했다.

이기철 LA 총영사는 이날 오전 8시 부인 문수미 여사와 함께 투표소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투표를 했다.

이 총영사는 “이번 대선은 재외국민에게도 매우 중요한 선거”라며 “생업에 바쁘더라도 가급적 투표소에 나와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유권자들은 투표장에 방문했으나 영주권을 갖고 오지 않았거나 신분증을 불참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윤재수 선거관은 “지난 18대 대선 당시 재외선거와 비교해보면 투표장을 찾는 유권자 수가 많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주멕시코 한국 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도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12시 현재 재외국민 등록을 한 1천206명 중 41명이 투표를 마쳤다.

정헌 과달라하라 한인회장은 부친과 함께 비행기 편을 이용해 투표소를 찾았다.

전비호 주멕시코 대사는 외부 공식 일정을 마치고 투표를 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대기하고 있다가 첫 투표를 한 고은(34) 씨는 “출근 전에 투표하려고 일찍 왔다”면서 “우여곡절이 많은 이번 대선에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에는 유권자의 65%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도 제19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됐다.

한인 동포 밀집지역인 시내 봉헤치루 지역에 있는 한국교육원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교육원 안팎에서는 교환학생으로 브라질에 체류 중인 대학생들이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안내하는 등 동포들의 주권 행사를 도왔다.

동포들은 역대 가장 많은 후보가 출마한 이번 대선에 큰 관심을 나타내면서 “촛불 시위가 만든 조기 대선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70대 권 모 씨는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지만, 주권을 행사한다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서둘러 투표소에 왔다”면서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브라질에서는 이번 대선에 2천707명이 유권자로 등록했다. 20대 총선과 비교해 700여 명이 늘어날 정도로 참여율이 높아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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