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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떨어져살던 아들 찾으려던 80대 노모 ‘익사’ 미스터리

30년째 떨어져살던 아들 찾으려던 80대 노모 ‘익사’ 미스터리

전준영 기자
입력 2017-04-27 15:23
업데이트 2017-04-2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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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센터 직원 고용··· 계약 이행 전 대부도행
“잘 살아라” 5000만원 건네고 숨진 채 발견

80대 여성이 30년간 미국에 떨어져 살고 있는 아들을 찾기 위해 심부름센터 직원을 고용한 뒤 대부도 갯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익사’로 추정되나, 이 여성이 숨진 장소 근처에는 심부름센터 직원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사망과의 연관성을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9시 10분께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한 갯벌에서 A(83·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시신에서는 외상 등 별다른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폐에서 미량의 플랑크톤이 발견됐다”며 익사 가능성이 있다는 구두소견을 내놨다.

사망 자체를 놓고 보면 ‘황혼 자살’로 보이나 이 여성이 숨질 당시 한 남성이 동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실제로 A씨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기 전인 9일 밤 A씨는 거주지인 성남에서 한 젊은 남성의 승용차를 타고 대부도로 온 뒤 홀로 바닷가로 향하는 장면이 CCTV에 찍혔다.

A씨를 태워 온 남성은 A씨가 바다 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고도 제지하지 않았고, 차를 타고 왔던 길로 향한다.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수사가 시작됐고, 남성은 최근 A씨가 헤어진 아들을 찾기 위해 고용한 심부름센터 직원인 B(33)씨인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이 파악한 바로 A씨는 지난달 중순 300만원을 B씨에게 주고 일종의 ‘심부름’ 계약을 맺었다.

계약은 미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아들을 찾아줄 것과 현재 사는 집의 월세 계약을 해지하는 것을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계약이 모두 이행되기 전 A씨는 갑작스레 대부도행을 택했다.

B씨의 말로는 그가 “아들을 만나러 미국을 가는 데 도움을 줄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며 대부도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대부도로 향하던 길에서는 A씨가 “잘 살아라”라고 말하면서, 자신에게 5천만원을 건넸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B씨는 그러나 대부도에 도착해 바닷가로 향하는 A씨를 보고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등의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유기치사 혐의로 25일 B씨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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