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친서 받은 시진핑 “갈등 풀고 정상화해야”

입력 : 2017-05-19 22:52 ㅣ 수정 : 2017-05-2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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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중국특사와 면담 안팎

예정된 20분 넘긴 40분간 화기애애
스마트폰 기념 촬영도 흔쾌히 응해
특사단 “시주석, 사드 실무협의 언급”
양제츠 “보복조치 해제 요구 노력할 것”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특사인 이해찬 전 총리의 19일 면담은 화기애애했다. 애초 예정됐던 20분을 훌쩍 넘긴 40분간 이어졌으며 특사단 일원인 심재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스마트폰으로 기념사진을 찍자고 하자 시 주석이 흔쾌히 응하기도 했다.

다만, 좌석 배치에 외교적 결례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인민대회당에서 이 전 총리를 접견하면서 자신은 테이블 상석에 앉고 이 전 총리는 테이블 옆에 앉도록 해 좌석 배치가 시 주석이 주재하는 회의처럼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3년 1월 김무성 특사가 시 주석과,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8년 1월 박근혜 특사가 후진타오 당시 주석 옆에 나란히 앉은 것과 비교된다.

이 전 총리는 “중국의 자리 배치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 “시 주석이 문 대통령을 진지한 대화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으며 양국 관계를 빨리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진심 어린 인사와 축원을 전달해 달라”면서 “문 대통령이 이 전 총리를 특사로 파견한 것은 대통령이 양국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우리는 한국과 함께 어렵게 이뤄 온 성과를 지키고 싶다”면서 “갈등을 잘 처리해 양국 관계를 하루빨리 정상적인 궤도에 올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양국 갈등의 핵심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직접 언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특사단의 김태년 의원이 “시 주석 역시 실무 협의에 대해 말했다”고 소개한 것으로 볼 때 구체적인 문답이 오갔을 가능성도 있다. 이 전 총리는 “사드 실무팀은 국방장관 임명 등 조각이 끝난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그전에 몇 차례의 진정성 있는 만남이 더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도 거론됐다. 이 전 총리는 “북핵을 단계적이고 포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인식에 시 주석이 공감을 표했다”면서 “남북 대화가 재개되길 기대한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 특사단은 앞서 만난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중국의 사드 보복 사례를 열거하며 조치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양 국무위원은 “한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전날 왕이 외교부장이 한국에 사드 해결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한 것과 관련해 이 전 총리는 “만찬까지 4시간 동안 머리를 맞대면서 왕 부장도 많이 부드러워졌다”면서 “우리는 중국의 전략적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고 진지하게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특사단의 2박3일 일정을 종합해 보면 시 주석은 양국 관계 개선의 당위성을 제시했고 왕 부장은 사드 문제에 대한 답을 한국이 먼저 내놓으라고 압박한 반면 양 국무위원은 사드 보복 완화를 시사하는 등 중국 쪽이 서로 역할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5-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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