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구조 순서 양보한 내 딸… “다윤이 맞네요”

입력 : 2017-05-20 01:08 ㅣ 수정 : 2017-05-20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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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번째… 단원고 허다윤양 유해 확인

세월호 3층 객실서 수습 유해 치아감정
1129일 만에… 미수습자 9명 중 두 번째
“유치원 교사가 꿈… 평소에도 봉사활동”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인 단원고 허다윤양의 아버지 흥환씨가 19일 전남 목포신항 ‘미수습자 가족 만남의 장소’에 걸려 있는 딸의 사진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목포 연합뉴스

▲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인 단원고 허다윤양의 아버지 흥환씨가 19일 전남 목포신항 ‘미수습자 가족 만남의 장소’에 걸려 있는 딸의 사진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목포 연합뉴스

3년 전 부푼 마음으로 아버지의 모자를 쓰고 수학여행길에 나섰던 단원고 허다윤 학생이 ‘세월호 참사’ 1129일 만에 유해로 돌아왔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지난 16일 세월호 선체의 3층 객실 중앙부 우현 3-6구역에서 수습된 치아와 치열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정한 결과 허양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허양은 지난 17일 신원이 확인된 단원고 고창석(296번째 사망자) 교사에 이어 297번째 사망자가 됐다.

유해 발견 사흘 만에 신원이 확인된 것은 법치의학 감정이 DNA 분석보다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허양은 어린 시절 치아 수술을 한 적이 있어 이번 확인에 도움이 됐다. 유치원 선생님이 꿈이었던 허양은 중학생 때부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했다. 허양은 엄마에겐 친구 같은 딸, 아빠에겐 애인 같은 딸이었다. 3년 전 수학여행길에 오르면서 아버지의 검정 모자가 마음에 든다며 그 모자를 빌려 간 것이 마지막 모습이 됐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허양은 당시 객실에 가방을 놔둔 채 친구들과 4층 중앙으로 이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양의 친구는 “다윤이가 뒤늦게 나온 나를 앞세워 헬기에 구조되게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장수습본부 관계자는 “국과수가 수습된 치아와 치열을 방사선으로 검사해 분석한 뒤 미수습자의 치과진료 기록부, 치과방사선 사진과 비교했다”고 말했다. 이 구역에서는 지난 14일 3층 중앙부 우현 에스컬레이터에서 뼈 2점이 나오고, 16일에는 두개골과 치아 등이 나오는 등 지난 4일간 뼈 49점이 수습됐다. 단원고 교사와 학생 1명의 신원이 공식 확인된 데 더해 앞서 4층 선미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유해는 단원고 조은화 학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7-05-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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