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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커제 “후반 심리적으로 느슨…이것이 인간 최대 약점”

‘2연패’ 커제 “후반 심리적으로 느슨…이것이 인간 최대 약점”

입력 2017-05-25 16:50
업데이트 2017-05-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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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두번째 대국을 마친 커제(柯潔) 9단은 25일 “후반에 심리적으로 느슨해졌던 게 패인”이라며 “이것이 인간 최대의 약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커 9단은 이날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알파고와 두번째 대국에서 백돌을 잡고도 155수만에 불계패한데 대해 “한차례 내가 승리에 근접했다고 생각했었으나 후반에 갑자기 느슨해지고 말았다”고 고개를 떨궜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국 도중 가슴을 왜 가렸느냐는 질문에 “이번 판에서는 승산이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당시 내가 승리에 근접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파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반은 정말 좋았는데 후반 한 곳에서 그만 느슨해지고 말았다. 지나치게 긴장한 탓도 있었다. 심리적으로 충분히 침착하지 않았다. 결국 좋지 않은 수를 두게 됐는데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최대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커 9단은 또 “첫 대국에서 알파고는 상당히 안정적으로 나왔는데 오늘은 패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쉽게 승리를 얻을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며 “오늘 대국은 피가 끓어오르게 열정적으로 뒀다”고 자평했다.

커 9단은 “나는 내 바둑을 둔다. 자신이 가장 좋은 바둑을 뒀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오늘은 칭찬을 받을 만 하다. 알파고도 내가 나쁘게 두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것에 만족하고 크게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도 알파고가 제한시간 2시간 36분을 남기고 있던 시점에 자신의 트위터에 “믿을 수 없다. 알파고의 평가로는 커제가 완벽하게 수를 두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커 9단은 전날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알파고 기존 버전과도 기력이) 석점 차이가 난다고… 맙소사”라며 “이는 무림고수들이 대결하면서 먼저 세번 칼을 휘두르도록 허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가 이렇게 무서운 상대와 바둑을 두고 있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대국을 해설하던 중국의 기성 녜웨이핑(섭<손수변 없는 攝>衛平) 9단도 “커제가 이기려면 알파고의 버그를 찾아내든지, 아니면 몰래 알파고 전원을 뽑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농담삼아 말했다.

현지에서 대국을 관람한 김성용 9단은 “알파고가 흑 119수로 ‘신의 한수’를 보여주면서 모든 것을 끝냈다”며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의 약점이 디테일한 부분에 있을지 모른다고 했지만 알파고는 디테일에도 강했다”고 했다.

김 9단은 “1국은 아름다웠지만 2국은 압도적이었다”고 총평했다.

커 9단은 오는 27일 마지막 대국을 치를 예정이다. 26일에는 알파고A와 구리(古力) 9단, 알파고B와 롄샤오(連笑) 8단이 복식조를 이뤄 대국을 펼치는 페어전과 천야오예·저우루이양·미위팅, 스웨·탕웨이싱 등 9단 기사 5명이 상의하면서 단체로 알파고와 겨루는 단체전이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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