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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법 다른 채권단에 금호타이어 매각 지연

셈법 다른 채권단에 금호타이어 매각 지연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17-05-25 20:40
업데이트 2017-05-26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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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상환 연장·여론 걸림돌…협상 끌수록 몸값 떨어져 불리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을 놓고 채권단이 고민에 빠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원칙대로 우선 협상자인 더블스타와 매각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조건이 까다롭다. 시간을 오래 끌수록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해 금호타이어 채권은행들은 다음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1조 3000억원의 연장 문제를 놓고 제각각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산은의 매각 의지가 강한 만큼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봤던 당초 예상과 달리 ▲상표권 사용 문제 ▲채권 만기 연장 ▲방산 부문 인수 승인 등 협상 테이블 위 과제가 어렵고 복잡하다. 그사이 정권이 바뀌면서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에 기업을 매각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도 감돈다.

우선 더블스타는 채권에 대해 5년 상환 유예를 요청했는데 일부 은행들은 2~3년 이상의 연장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상환을 유예하려면 우리에게 어떤 이득이 있을지가 명확해야 한다”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가능한 한 빨리 지분을 매각하고 대출을 회수해야 하는 목표도 있는데 매각을 전제로 무조건 (상환 유예를) 동의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금호타이어가 282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는 등 부진한 실적도 걸림돌이다.

새 정부 출범 직후 지역 기반 기업을 중국에 매각하는 것 역시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국익과 지역경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매각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금호타이어에 포함된 방산 부문이 크지는 않지만 이를 인수하려면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매각 역시 금융위원장의 승인이 필요한 만큼 새 금융위원장 인선을 앞두고 산은이 논의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협상이 길어지는 게 채권단과 금호타이어에 절대 유리하지는 않다. 그사이 실적과 주가가 내려가면서 더블스타 측에서 또다시 가격 조정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약 협상 기한인 9월까지 갔다가 무산될 때는 금호타이어의 경쟁력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협상 조건이 많고 명분이 밀리는 상황에서 자칫 산은이 협상에 끌려다니다 끝날 가능성도 우려된다”면서 “우리 쪽 조건과 입장을 먼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7-05-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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