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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블로그] 17조 4000억 잠자는 돈 찾아가면 경품 드립니다

[경제 블로그] 17조 4000억 잠자는 돈 찾아가면 경품 드립니다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7-05-31 23:30
업데이트 2017-06-01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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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계좌 많으면 비용 더 들고 대포통장 등 범죄악용 가능성 커

오늘부터 ‘휴면계좌 정리’ 캠페인
50만원 이하 클릭 한번으로 해지
“우리은행 계좌를 없애면 현금이나 다름없는 포인트를 드립니다.”

금융감독원과 16개 은행이 1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6주간 ‘휴면계좌 정리하기’ 캠페인을 벌입니다. 이 기간 휴면계좌를 정리한 사람에게는 커피 기프트콘(신한은행), 현금 3000원 상당의 포인트(우리은행), 아이스크림 기프트콘(하나은행), 적금 우대금리(제주은행) 등 다양한 선물을 줍니다. 1년 이상 된 휴면계좌 주인에게는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려 주기도 한다네요.

은행이 경품까지 내걸며 휴면계좌를 정리하라고 통사정하는 이유는 뭘까요. 계좌가 많아지면 전산 시스템을 증설하고 관련 인력도 늘려야 하는 등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또 휴면계좌는 대포통장으로 악용돼 금융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도 높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가 실시되면서 휴면계좌 정리는 정말 간편해졌습니다.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모든 은행 계좌를 한눈에 조회하고 50만원 이하는 바로 해지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상당한 돈과 계좌가 주인에게 잊혀진 채 잠자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1년 이상 미사용 계좌는 1억 1899만개, 금액은 17조 3933억원에 달합니다.

휴면계좌 중에는 만기된 예·적금이 상당수 있는데요. 귀찮다며 재예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상당한 재산 손실을 봅니다. 만기 후 1개월까지는 이자가 약정금리의 절반으로 떨어지고, 6개월까지는 30% 수준으로 감소합니다. 6개월이 지나면 20% 수준으로 더 줄어듭니다.

금감원은 오는 10월부터는 어카운트인포를 통한 잔고 이전이나 해지 가능 시간을 현행 오전 9시~오후 5시에서 오후 10시까지 5시간 늘릴 계획입니다. 은행에서 실물로 보관 중인 한전, 포스코 등의 휴면 국민주 95억원을 어카운트인포에서 조회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내년 3분기까지 은행·보험·연금·저축은행·상호금융·증권 등 모든 금융계좌를 한 번에 조회하는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입니다. 잊어버렸던 휴면계좌를 정리하고 시원한 커피 한 잔을 즐기면 어떨까요.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7-06-0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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