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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도 박수받은 잠비아 이기고 비난받은 우루과이

지고도 박수받은 잠비아 이기고 비난받은 우루과이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6-06 22:28
업데이트 2017-06-0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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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 상대 승리 축하하며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 보여

악몽 같은 패배에도 춤추고 노래한 잠비아는 축구의 참된 의미를 일깨웠다고 박수를 받았다. 반면 짜릿한 승리를 거둔 우루과이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우루과이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지난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8강전을 마친 뒤 라커룸에서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듯한 ‘눈 찢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루과이축구협회가 공식 트위터에 올려 인종차별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는 사진이다. 우루과이축구협회 트위터 캡처
우루과이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지난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8강전을 마친 뒤 라커룸에서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듯한 ‘눈 찢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루과이축구협회가 공식 트위터에 올려 인종차별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는 사진이다.
우루과이축구협회 트위터 캡처
잠비아는 지난 5일 이탈리아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 후반 종료 3분 전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전 끝에 2-3으로 분패했다. 상대 선수 한 명이 전반 43분 퇴장을 당하며 얻은 수적 우세로 지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2-1로 앞선 지 3분 만에 프리킥 골을 내줬고, 결국 연장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 헤더를 헌납하며 사상 첫 4강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선수들은 낙담해 쓰러졌다가 곧장 일어나 이탈리아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냈다. 잠비아 응원단은 노래를 부르고 춤추며 잘 싸운 선수들의 힘을 북돋았다. 기자석의 잠비아 취재진 역시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위해 손뼉을 쳤다.

그러나 전날 포르투갈을 승부차기 끝에 물리친 우루과이 대표팀은 ‘눈 찢기 세리머니’로 FIFA의 조사를 받는 처지에 놓였다.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19·레알 마드리드)는 득점한 뒤 두 손으로 눈을 찢는 동작을 하며 중계 카메라로 달려갔다. 대회를 개최한 한국과 한국인을 조롱하는 뜻으로 비쳤다.

우루과이 선수단은 라커룸에서 단체로 눈을 찢는 포즈를 취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FIFA 홈페이지와 우루과이축구협회 트위터 계정은 이 사진을 삭제하지 않고 있다.

영국 BBC는 6일 “발베르데가 인종차별 제스처를 했다. 지난달 에세키엘 라베시(아르헨티나)가 중국 슈퍼리그 허베이를 상대로 득점한 뒤 눈을 찢는 포즈를 했다가 사과했는데 한 달 만에 또 벌어졌다”고 전했다. 우루과이 대표팀 관계자는 직접 국내 언론에 전화를 걸어 “발베르데의 세리머니는 아시아인을 비하한 게 아니라 자신의 에이전트를 향해 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집단 눈 찢기에 대해선 “우루과이에선 관자놀이에 양 검지를 대는 게 ‘난 미치도록 잘했다’는 뜻”이라며 “문화적 차이에서 빚어진 오해”라고 해명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7-06-0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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