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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바·태권브이… 만화 속 로봇을 찾아서

시루바·태권브이… 만화 속 로봇을 찾아서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17-06-09 17:32
업데이트 2017-06-0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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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슈퍼 로봇 열전-만화편/페니웨이 지음/한스미디어/636쪽/3만원

로봇 만화의 대명사 하면 철완 아톰과 철인 28호, 마징가 제트를 떠올리기 쉽다. 중장년층이라면 어렸을 때 한 번쯤은 열광했던 로봇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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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토종으로 알던 시절도 있었다. 일본산(産)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을 때의 당혹감이란!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하면 우리에겐 1976년 혜성같이 등장한 ‘로보트 태권브이’가 있다고 자위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애니메이션이 아닌 출판 만화를 살펴보면 우리 로봇의 역사는 꽤 거슬러 올라간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최상권 작가의 ‘인조 인간’이 나왔다. 표지에는 대형 로봇의 가슴 부분에 소년 소녀가 앉아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데즈카 오사무의 ‘철완 아톰’이 등장한 바로 그해에, 한국에서는 탑승형 로봇 만화가 나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 최초의 탑승형 거대 로봇인 나가이 고의 ‘마징가 제트’의 등장보다 20년이나 이른 시점이다.

5년 전 만화, 특히 로봇 만화 애호가들을 열광케 했던 ‘한국 슈퍼 로봇 열전’의 속편이 나왔다. 전작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한국 로봇의 역사를 훑었다면 이번에는 출판 만화를 통해 한국 로봇의 기원까지 더듬는다. 한 번 해봤던 작업이라 쉬웠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애니메이션은 비디오테이프나 필름, DVD 등으로 정보가 보존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출판 만화는 종이 매체의 특성상 사멸되기가 쉬워 그 존재 여부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때 만화는 사회악으로 지목되어 해마다 화형식이 열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디어 컬처 관련 전문 블로거인 저자는 개인 소장가, 만화 애호가, 만화박물관 등의 도움을 망라해 1950년대 김용환 작가의 ‘인조인간 시루바’, 이윤기 작가의 ‘로벗트’에서부터 최신 로봇 웹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미씽 링크를 채웠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제는 사라져버린 로봇 만화들을 기억하고 발굴하고 복원하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면서 “어쩌면 최초의 로봇 만화로 알려진 일본의 철완 아톰보다 더 오래된 한국의 로봇 만화를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홍지민 기자 icaus@seoul.co.kr

2017-06-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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