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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화재 충격·분노 일파만파…메이 총리까지 쫓겨나나

런던화재 충격·분노 일파만파…메이 총리까지 쫓겨나나

입력 2017-06-18 14:02
업데이트 2017-06-1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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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58명까지 증가…집권 보수당 정책비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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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 ‘태도 논란’
메이 총리 ‘태도 논란’ 테레사 메이(왼쪽 네 번째) 영국 총리가 ‘런던 아파트 화재’ 현장을 늦게 방문하고, 현장에 가고도 피해 주민들과 일체 만나지 않은 태도 등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런던화재 참사를 둘러싼 분노가 확산하면서 총리직까지 흔들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24층 임대주택 ‘그렌펠 타워’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58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이번 화재는 2차대전 이후 런던에서 발생한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됐다.

특히 막을 수 있었던 재앙이라는 시각이 기정사실화 하면서 충격과 분노를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분노는 공공재에 대한 부실관리 논란으로까지 번졌고 주요 언론들도 집권 보수당 정책에 일제히 의문을 드러내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소극적인 행보와 더불어 정부의 태도가 무성의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보수당 내에서 메이 총리의 거취를 운운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 사망자수 최소 58명…경찰 “미확인 실종자로 세자리로 늘 수도”

런던 경찰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그렌펠타워 화재의 사망자 수가 최소 58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6일 발표한 30명보다 무려 28명 늘어난 수치다.

런던경찰청 스튜어트 쿤디 국장은 이날 “화재가 발생한 밤 그렌펠 타워에 있었지만 실종된 사람은 58명이다”라며 “애석하게도 그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미 시신이 확인된 사람들 외에도 가족의 신고 등으로 실종이 확인된 나머지 이들도 사망자로 추정한다는 뜻이다.

만약 경찰이 발표한 사망자 수가 확정된다면 그렌펠 타워 화재는 2차 대전 이후 런던에서 일어난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된다.

하지만 쿤디 국장은 아직 경찰이 알아차리지 못한 실종자가 더 있을 수 있다며 사망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부상자 19명 중 10명이 위독한 상태라 사망자 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 정부 부실 대처에 번지는 분노…여왕도 ‘침울한’ 생일

그렌펠 화재의 희생자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메이 정부는 시종일관 부실한 대처로 일관해 영국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화재 발생 후 전면적인 공개조사(대규모 인명피해에 대해 독립된 위원회를 두고 조사하는 제도)만을 약속했을 뿐 화재 원인이나 인명피해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대중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특히 모든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메이 총리가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에 무심한 태도를 보이면서 보수당 정부와 메이 총리를 겨냥한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메이 총리는 보수당 정부의 긴축정책과 복지예산 삭감, 안전불감증이 이번 화재를 불렀다는 비난이 제기되는데도 피해자 가족과 주민을 만나 사과·위로하기는커녕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만 둘러보고 돌아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분노한 수백 명의 런던 시민들이 지난 16일 그렌펠 타워가 위치한 켄싱턴-첼시 구청 앞으로 몰려가 거센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정확한 희생자 수를 공개하고, 생존자들에게 지원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시내 의회 앞, 총리집무실 부근 도로 등에서도 분노의 시위가 계속됐다.

이런 비난을 인식한 듯 메이 총리는 같은 날 화재 현장 인근에 있는 생존자들의 임시 거처인 교회를 방문했지만 ‘겁쟁이’,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는 시위자들의 비난에 급히 차에 오르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이날 91세 공식 생일 기념 성명에서 “침울한 분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고 밝히며 화재 참사를 지켜봐야 하는 고통과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여왕은 “최근 몇 달간 영국은 끔찍한 비극을 연속적으로 경험했다”며 “하나의 국가로서 우리는 이런 참사에 직접 영향받은 이들을 위해 계속해서 반성하고, 기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 비난확산에 허겁지겁 지원책 제시…메이 총리직까지 위협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한 비판이 폭주하자 메이 정부는 뒤늦게 지원대책을 내놓으면 사태 수습에 나섰다.

메이 총리는 17일 오후 총리집무실에서 피해자 가족과 생존자, 자원봉사자 등 15명과 만나 2시간 3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메이는 면담 뒤 내놓은 성명에서 “이 끔찍한 재앙이 발생한 이후 처음 몇 시간 동안 도움이나 기본적 정보가 필요한 가족들을 위한 지원이 충분하지 제공되지 않았다”고 인정하며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또 그는 500만 파운드(약 75억원)의 긴급기금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화재로 집을 잃은 생존자들이 3주 내 인근에 새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곧 공개조사를 시작해 화재의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이 총리의 뒤늦은 노력도 영국 국민과 정치권의 분노를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영국 선데타임스는 보수당 내부인사를 인용해 화재 참사에 대한 메이 총리의 대응에 불만을 느낀 보수당 의원들이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검토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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