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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美이지스함 충돌로 7명 사망…화물선은 상처만

‘최첨단’ 美이지스함 충돌로 7명 사망…화물선은 상처만

입력 2017-06-18 22:26
업데이트 2017-06-19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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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해상서 필리핀 선박과 부딪쳐 이지스함 선체 오른쪽 크게 파손

속도만 중시… 얇은 철판 사용 탓
‘서로 피하겠지’ 감시 소홀 가능성
아베 “희생자 경의” 트럼프 위로


미국 해군 이지스함 피츠제럴드와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선이 17일 새벽 일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충돌하며 이지스함 승조원 7명이 사망하자 어떻게 최첨단 레이더를 갖춘 이지스함이 컨테이너선을 발견하지 못한 채 사고가 발생했는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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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당한 듯… 北미사일 감시까지 타격
폭격당한 듯… 北미사일 감시까지 타격 미국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가 지난 17일 새벽 일본 시즈오카현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컨테이너선과 충돌한 뒤 행방불명된 미 승조원 7명이 18일 선내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진은 피츠제럴드 우측 가운데 측면 부분이 심하게 파손된 모습. 이번 사고로 피츠제럴드에 설치된 이지스 시스템의 핵심인 SPY1 레이더 부근이 크게 파손돼 북한의 미사일 감시 및 방어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시즈오카 AFP 연합뉴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18일 이번 사고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지스함은 동시에 수백개의 목표를 탐지하고 10개 이상의 목표를 타격하는 데 사용하는 ‘SPY1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다만 이 레이더가 탐지하는 대상은 어디까지나 탄도미사일 등 공중에서 이뤄지는 공격이다. 주위에 있는 다른 선박을 탐지할 때 사용하는 대수상 레이더 성능은 민간 선박과 별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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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와 충돌한 필리핀 컨테이너선 ACX 크리스털의 모습으로, 왼쪽 갑판 부분에 경미한 손상을 입는 데 그쳤다. 시즈오카 EPA 연합뉴스
피츠제럴드와 충돌한 필리핀 컨테이너선 ACX 크리스털의 모습으로, 왼쪽 갑판 부분에 경미한 손상을 입는 데 그쳤다.
시즈오카 EPA 연합뉴스
이 때문에 경계·감시 업무를 수행하거나 훈련을 하는 상황이 아닌 평시에는 승조원이 함정 중앙 위쪽에 설치된 함교에서 대수상 레이더를 체크한다. 선박 좌우에는 감시 승조원을 배치해 주변에 접근하는 선박이 있는지를 감시한다. 이번 사고 당시 안개도 없어서 시계는 그리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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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주변 감시가 소홀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지스함의 선체 오른쪽 중앙 부분이 크게 파손된 것이 양측 모두 충돌을 피하고자 속도를 늦추거나 방향을 바꾸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일본 해상자위대 자위함대 사령관 출신의 고다 요지는 아사히신문에 사고 선박 승조원의 주변 감시가 소홀했거나 아니면 해상에서 선박 충돌을 막기 위한 ‘해상충돌예방법’을 잘못 적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구체적인 사고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선 승조원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했다. 컨테이너선 승조원은 “이지스함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했는데 부딪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츠제럴드함이 컨테이너선에 비해 파손 정도가 심한 것은 이지스함의 구조와 관련이 있다. 이지스함은 적의 공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서 가볍고 얇은 철판으로 만들어졌다. 가장 견고한 부분은 선수 부분이고 가장 약한 부분이 이번 사고로 대파된 선체 중간 부분으로 전해졌다.

아베 신조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위로 메시지를 보냈다. 아베 총리는 메시지에서 “이번 일로 큰 슬픔에 휩싸여 있다”며 “공고한 미·일 동맹하에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매일 공헌을 하는 미군 관계자 여러분에게 재차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7-06-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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