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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렉시트로 ‘외국인혐오국’ 낙인…농가 일손부족 ‘된서리’

英, 브렉시트로 ‘외국인혐오국’ 낙인…농가 일손부족 ‘된서리’

입력 2017-06-23 16:36
업데이트 2017-06-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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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차질·가격 상승 등 악영향 전망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으로 ‘외국인혐오국’으로 인식되면서 현지 농가가 외국인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에서는 과일과 채소 수확을 주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의존하는데, 최근 현지 농가들이 심각한 일손부족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최근 영국 전국농민연맹(NFU) 설문조사에서는 5월 노동력 부족률이 17%로 집계됐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전인 지난해 같은 달에는 4%에 불과했다.

또 지난 1월 이래 영국에서 다시 일하는 것을 선택한 외국인 노동자 비율은 3분의 2에서 3분의 1로 급락했다. 이는 숙련 노동자의 상실을 의미한다.

BBC방송이 이날 내놓은 채소·과일 농가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21%가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거의 80%가 지난해보다 구인이 어렵다고 했고, 20%는 최근 몇년 이래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현지 주요 농업 인력 업체는 이 같은 노동력 감소의 원인으로 브렉시트를 지목하고 있다.

브렉시트 결정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영국을 ‘외국인 혐오국’, ‘인종차별국’으로 바라보면서 영국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하게 됐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수확기에 모두 8만 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이들 대부분은 동유럽 노동자들이다.

NFU 조사에서 올해 1∼5월 고용된 1만3천400명 가운데 영국인은 단 14명뿐이었다. 4분의 3은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나머지는 다른 동유럽 국가 출신이었다.

영국 농업인력업체 ‘홉스 레이버 솔루션스’의 존 하드먼은 “외국에서 우리를 외국인을 혐오하고, 인종차별적인 사람들로 인식하는 것은 엄혹한 현실”이라면서 “우리가 브렉시트를 선택한 것은 우리를 비우호적으로 보이도록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하드먼은 “당장의 영향은 수확되지 않은 농작물들이 들판에 남아있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하드먼은 농가 인력 부족을 영국 노동자들로 메울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망상에 가깝다면서 영국에는 이러한 농가 일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외국인 노동력 부족은 향후 농작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베리류 공급자 대표 조직인 ‘영국 서머 푸르트’는 이날 브렉시트 이후 영국 농가가 일이 몰리는 시기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구하지 못하면 딸기와 라즈베리 가격이 35∼50% 상승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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