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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보고서’ 원본 공개… 판도라의 상자 연 FIFA

‘카타르 보고서’ 원본 공개… 판도라의 상자 연 FIFA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6-28 18:06
업데이트 2017-06-2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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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보 확산 막으려 공개” 獨언론 월드컵 비리 폭로에 대응

독일 일간 ‘빌트’가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비리 의혹을 조사한 2014년 독립 윤리위원회의 보고서 전문을 폭로하겠다고 나서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곧바로 원본을 공개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셈이다.
제프 블라터(오른쪽)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010년 12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카타르의 셰이크 하미드 빈 칼리파 알타니 국왕에게 대회 트로피를 건네고 있다. AP 자료사진
제프 블라터(오른쪽)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010년 12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카타르의 셰이크 하미드 빈 칼리파 알타니 국왕에게 대회 트로피를 건네고 있다.
AP 자료사진
422쪽짜리 전문 공개를 거부하던 FIFA는 27일(현지시간) “이미 원본 공개를 검토하던 터였는데 신문에 불법 유출돼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즉각 공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윤리위원회의 두 위원장 코넬 보벌리와 한스 요하킴 에케르트를 퇴진시킨 것도 잔니 인판티노 회장의 즉각 전면 공개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IFA 수뇌부가 42쪽 요약본만 공표하자고 해 항의 사퇴한 마이클 가르시아(미국) 수석조사관의 보고서에는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한 카타르가 2010년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벌인 부적절한 행동들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당시 카타르 국왕이 브라질에서 FIFA 집행위원 3명을 만났는데 나중에 이들은 미국 사법당국에 중계권 계약 뇌물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보고서에는 카타르 정부가 집행위원들이나 그들의 국가와 관련한 투자사업에 자금을 댔다는 의혹이 있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제롬 발케 당시 FIFA 사무총장은 한 집행위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카타르가 월드컵을 샀다”고 표현했다.

월드컵 개최를 11∼12월로 미뤄야 할 정도로 무더운 카타르 날씨에 대해 따지지 않은 것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FIFA 의료위원장이자 개최지 투표권을 가진 미셸 두게조차 폭염을 문제 삼지 않았는데 두게의 아들이 도하의 한 병원에 취업한 것을 보면 두게가 이미 카타르에 넘어간 것이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보고서는 또 집행위원들이 조사단과의 만남을 피하고 러시아나 스페인 같은 유치 신청국들이 특히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BBC는 2018년 월드컵 유치에 나섰던 잉글랜드 관계자들이 개최지 선정 투표를 불과 여드레 앞두고 잉글랜드 대표팀의 태국 친선경기 계획을 공표한 일은 “일종의 뇌물이었다”고 조사단에게 실토했다고 전했다. 이 제안은 3주 뒤 없던 일이 됐는데 태국이 잉글랜드를 지지하지 않은 게 확인됐기 때문이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7-06-29 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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