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오진 피해 10건 중 6건이 암으로 나타나 한국인 최다 사망 원인인 암 관련 오진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암인데도 암이 아닌 것으로 오진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어서 치료 시기를 놓쳐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접수된 오진 관련 의료피해구제 신청 645건 중 암 오진이 374건(58.0%)으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이 암인데 암이 아닌 것으로 오진(342건, 91.4%)한 사례였고 암이 아닌데 암으로 오진한 경우도(32건, 8.6%) 있었다.

374건 중 의료진에게 책임이 있는 259건의 원인을 보면 ‘추가검사 소홀’(37.8%, 98건)이 가장 많았고 영상이나 조직의 ‘판독오류’(33.6%, 87건)가 그 뒤를 이었다.

영상의 화질이 좋지 않거나 조직 검체가 부족해 평가가 어려운 ‘검사(검체) 부적절’(22건, 8.5%), 추적관찰 지연(16건, 6.2%), 설명 미흡(13건, 5.0%) 등도 있었다.

암 종류별로는 폐암 오진이 19.0%(71건)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유방암(14.7%, 55건), 위암(13.6%, 51건) 등의 순이었다. 남성은 폐암, 여성은 유방암이 많았다.

특히 폐암의 경우 의료진의 책임으로 판단되는 오진 건수 54건 중 75.9%(41건)는 오진으로 인해 암 진단이 늦어져 이미 많이 진행된 3∼4기에서 진단됐다.

유방암은 다른 암보다 건강검진에서 발견을 못 하는 경우가 37.2%(16건)로 많았다.

소비자원은 “현행 국가 암 검진 대상 암은 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 등으로 폐암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폐암을 국가 암 검진 대상으로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암 오진으로 인한 피해로는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49.4%(128건)로 가장 많았고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22.8%(59건)나 됐다.

반대로 암이 아닌데 암으로 오진해 불필요한 수술·치료를 한 경우(8.1%, 21건)도 있었다.

소비자원은 암 오진 피해 예방을 위해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과 7대 암 검진권고안 지침에 따라 검진을 받고 검사결과에 대해 의사에게 설명을 요구해 이상 소견이 있으면 반드시 추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2015년 기준으로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전체 사망자의 27.9%로 조사돼 암이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