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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뒷북 추모…“G20땐 뭐했나” 지적

국제사회 뒷북 추모…“G20땐 뭐했나” 지적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7-07-14 18:08
업데이트 2017-07-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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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시진핑에게 납작 엎드렸다”

세계 각국 정부와 지도자들은 13일(현지시간)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61)의 사망에 일제히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하지만 그동안 경제 대국으로 위상이 높아진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중국을 향한 민주화 요구에 침묵하던 국제사회의 ‘뒷북 추모’라는 비판과 함께 서방 국가들도 결국 그의 죽음을 방치한 ‘공범’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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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중국 정부에 체포되기 이틀 전인 2008년 12월 6일 베이징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이 동영상은 탐사 전문 매체 팩트와이어에 의해 최근 공개됐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중국 정부에 체포되기 이틀 전인 2008년 12월 6일 베이징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이 동영상은 탐사 전문 매체 팩트와이어에 의해 최근 공개됐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유엔 사무총장 조의… 中 비판은 자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의 죽음을 깊이 슬퍼하고 있으며 유족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그러나 류샤오보의 사망을 방치해 인권 탄압 비판에 직면해 있는 중국 정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트럼프, 시진핑 찬사 뒤 논란 일자 “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류샤오보가 사망한 이날에도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나의 친구이며 나는 그를 매우 존경한다”고 찬사를 늘어놓았다. 백악관은 이 발언이 류샤오보 애도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죽음을 알고 깊이 슬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명은 중국이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를 거부한 것 등에 대한 비판은 포함하지 않았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에 류샤오보를 ‘자유의 전사’로 칭송하며 유족과 슬픔을 나눈다는 글을 올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대변인을 통해 “시민권리와 사상·표현의 자유를 위해 용감하게 싸운 투사, 류샤오보를 추도한다”며 유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온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페이스북에 “류샤오보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한다”면서 “중국 정치 발전과 자유를 바라는 ‘중국의 꿈’을 대만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가했던 각국 정상들은 류샤오보 문제에 일제히 침묵했다는 점에서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서방 지도자들이 시 주석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납작 엎드렸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상당수 중국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류샤오보의 석방 노력을 벌이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중국과의 무역 기회를 저울질하는 데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7-07-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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