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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에 방랑식객 안주… 文대통령·기업인 ‘파격 상견례’

수제맥주에 방랑식객 안주… 文대통령·기업인 ‘파격 상견례’

입력 2017-07-27 18:12
업데이트 2017-07-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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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LG 등 재계 8명 참석…全직원 정규직 업체 맥주 마셔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기업인 8명과 ‘호프 미팅’을 갖고,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이슈는 물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한국 기업 제재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이전까지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는 주로 대통령의 ‘일장 훈시’를 듣는 자리였지만, 이날은 ‘노타이’ 차림의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생맥주를 마시면서 정해진 의제나 발표 자료, 발언 순서, 발언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하는 파격적인 상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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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기업인들과 ‘호프 미팅’을 갖고 맥주잔을 들고선 담소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반장식 일자리수석,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임종석 비서실장, 박정원 두산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 대통령,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기업인들과 ‘호프 미팅’을 갖고 맥주잔을 들고선 담소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반장식 일자리수석,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임종석 비서실장, 박정원 두산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 대통령,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기업인들은 오후 6시 이전 ‘호프 미팅’ 장소인 상춘재 앞 녹지원에 도착, 문 대통령이 입장하자 한 명씩 인사를 주고받았다. 이어 소상공인 수제맥주 업체인 세븐브로이의 생맥주를 받아든 채 호프 미팅이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과 경제인의 만남을 보면 한 번에 많은 분과 하다 보니 만남 자체가 일방적인 느낌이 들어 (이번에는) 하고 싶은 말씀을 충분히 하실 수 있게 두 번으로 나눴다”며 “경제인들의 말씀을 충분히 듣고 싶어 주어진 각본도 없고, 정해진 주제도 없고, 시간도 제한 없고, 굳이 자료도 없는, 편하고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누자는 뜻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견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정규직 고용 모범기업’으로 초대된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문 대통령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신이라는 의미의 GOD+오뚜기)라고 부른다면서요?”라며 “새 정부 경제정책에도 아주 잘 부합하는 모델기업이기도 한데 나중에 노하우도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찌 보면 기업도 국민 성원이 가장 큰 힘이니까 앞으로 잘 발전할 수 있는 힘이 되리라 믿는다”고 덕담을 건넸다.

 호프 미팅에선 사드를 둘러싼 대화도 오갔다. 문 대통령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대화 중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중국의 사드 제재의 여파에 대해 물으면서다. 정 부회장이 “저희가 호텔도 조그맣게 하는데 완전히 (중국 손님이) 빠지고 면세점에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완전히 죽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하여튼 아직 완화되는 기미가 없네요”라고 되물었고, 정 부회장은 다시 “전혀 기미가 없다”고 답했다. 이에 구본준 LG 부회장은 “저희가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하는데, 아예 일본 업체는 오케이, 한국은 안 된다고 명문화 비슷하게 만들어 놨다. 중국 차에는 (우리 배터리를) 못 판다”고 말했다.

 이틀에 걸친 기업인 간담회 중 첫째 날인 이날은 정의선 현대기아차 부회장과 구본준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등이 함께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7-07-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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