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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역사학자 “일본군 위안부 대신 ‘일본군 생존자’로 쓰자” 주장

中역사학자 “일본군 위안부 대신 ‘일본군 생존자’로 쓰자” 주장

입력 2017-08-18 16:23
업데이트 2017-08-1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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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피해여성 다룬 다큐 ‘22’ 고문 쑤즈량 “피해자 대부분 비참한 삶”

“일본군 위안부라는 표현에는 ‘지원자’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돌리는 이 표현보다는 ‘생존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중국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전문가이자 역사학자인 쑤즈량(蘇智良) 중국 위안부 문제 연구센터 주임은 18일 신경보(新京報)와 인터뷰에서 ‘위안부’라는 표현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개봉 사흘 만에 역대 중국 다큐멘터리 흥행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둔 위안부 다큐멘터리 ‘22’의 역사 고문을 맡기도 한 쑤 주임은 ‘위안부’라는 표현에 들어 있는 왜곡된 역사 인식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쑤 주임은 “위안부라는 단어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표현이지만 일단 일본식 표현으로 사용할 때 반드시 인용부호를 이용해야 한다”면서 “뜻을 풀이하면 ‘전쟁터에서 일본군을 위문하던 여성’이라는 의미로 스스로 자원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쑤 주임은 “일부 생존자들은 절대로 자원해 ‘위안부’가 된 것이 아니라며 이 표현에 대해 강한 반감을 품고 있다”며 “생존자들이 반대하고, 의미가 왜곡된 이런 표현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본군 성폭력 피해자’라는 표현 역시 일본군 개인에 책임을 돌리며 일본 정부의 책임을 경감하는 것으로 역시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생존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25년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연구해 온 쑤 주임은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생존자들이 급속하게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쑤 주임은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헤이룽장(黑龍江)부터 하이난(海南)까지 중국 전 지역에 200여명의 생존자를 확인했다”면서 “현재는 영화 제목처럼 22명의 생존자만 남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생존자 대부분은 비참한 삶을 살았다”면서 “많은 생존자가 전쟁의 상흔으로 생육 능력을 잃었고, 후손도 없이 대부분 농촌 지역에서 갖은 고생을 하며 생을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쑤 주임은 ‘22’와 같은 영화가 대중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이지만, 생존자의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이 문제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쑤 주임은 최근 중국에서 논란이 된 광복절을 앞두고 벌어진 중국 청년들의 일본군 코스프레 사건을 거론하며 “이 사건은 극히 드문 사례지만, 중국의 역사 교육에 문제점을 잘 드러낸 사례로 볼 수 있다”면서 “일본 제국시대와 관련한 콘텐츠가 줄고, 전쟁의 잔혹성과 엄숙함이 사라지면서 젊은층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활동이 생존자들에게 2차 피해를 준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전쟁 후기 일본이 많은 양의 자료를 폐기하면서 위안부 관련 기록들이 역사에서 사라졌다”며 “생존자들에게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것이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위안부 문제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서는 생존자의 구술 증언 수집 등 연구가 계속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지난 16일 개봉한 중국 위안부 피해 생존자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22’는 개봉 사흘 만에 중국 박스오피스 흥행 수익 5천만 위안(85억4천만원)을 기록하며, 역대 중국 다큐멘터리 최고 흥행 수익인 6천600만 위안(112억7천만원)을 조만간 넘어 설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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