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증권사 직원 3만 5606명…2007년 3분기 이후 최저 수준
코스피의 유례없는 고공행진에 증권가가 호황을 누렸지만, 고용은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수년간 불황을 이유로 인력 줄이기에만 몰두한 증권가가 여력이 생긴 만큼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공채 미정… “채용 증원” 은행권과 대조
회사별로는 전문계약직 비중이 높은 메리츠종금증권이 전분기 대비 68명 줄었고, 업계 최다 인력을 거느린 미래에셋대우가 55명 감원됐다. 하나금융투자와 하이투자증권도 각각 35명과 34명 줄었다. 금투협에 임직원 수를 공시한 53개 증권사 중 인력이 늘어난 곳은 현대차투자증권(22명)과 키움증권(20명) IBK투자증권(14명) 등 22곳에 그쳤다.
증권가는 지난 5월부터 코스피가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5개 증권사는 2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8.2% 증가한 6480억원, 순이익은 30.8% 늘어난 516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과 보험 등 다른 금융업권을 압도하는 증가율이다.
하지만 채용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증권사는 키움과 교보증권 등 중소형사 일부를 제외하곤 찾아보기 힘들다. 하반기 공채 시즌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미래에셋대우·NH투자·삼성·한국투자·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는 아직 구체적인 채용 시기와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 은행권이 우리은행 등을 중심으로 채용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내외적 불안요인으로 호황이 지속될지 알 수 없는 데다 로보어드바이저와 비대면 서비스 확대 등으로 필요 인력이 줄어드는 추세라 얼마나 신규채용을 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핀테크 인력 등 고용 늘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골드만삭스는 전통적 금융 인력은 줄였지만, 핀테크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해 고용을 늘렸다”며 “유망한 벤처기업에 자기자본투자(PI)를 해 간접적인 고용을 늘리거나 사회환원 측면에서 금융교육 인력을 양성하는 등 증권가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다양한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7-08-23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