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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87%, 고객이익보다 실적에 도움되는 상품 판적 있다”

“은행원 87%, 고객이익보다 실적에 도움되는 상품 판적 있다”

입력 2017-08-23 11:00
업데이트 2017-08-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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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설문조사…“과당 경쟁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지적

은행원 10명 중 9명은 고객의 이익보다는 실적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판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은행 직원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고객의 이익보다는 은행의 KPI(핵심성과지표) 실적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판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실적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판매한 사례(복수 선택)를 살펴보니 75%가 가족·친구·지인 등에게 강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고객 의사와 무관하게 은행 전략상품 위주로 판매했다’(65%), ‘고객 의사와 무관하게 KPI 점수가 높은 상품을 추천했다’(59%)는 등의 답변이 있었다.

이 밖에 상품 쪼개기(49%)를 하거나 은행원이 자기 돈으로 상품을 신규 가입(40%)하는 사례도 있었다.

상품의 리스크보다는 장점 위주로 정보를 제공하고 판매(32%)하거나 대출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끼워팔기(26%) 하는 등의 행위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고객 이익보다 실적평가를 기준으로 상품을 판매한 이유(복수응답)로 ▲ 과도하게 부여된 목표 66% ▲ 은행 수익을 우선시하는 평가제도 56% ▲ 단기 실적 위주의 평가제도 54% ▲ 캠페인·프로모션·이벤트 등 추가 목표 부여 50% 등을 꼽았다.

응답자들은 은행권이 개선해야 할 과제(복수 선택)로 단기성과 위주의 KPI 제도 (81%), 지나친 경쟁(70%) 등을 지목했다.

금융노조는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고액자산가 등 부자 고객과 VIP 고객에게는 우대금리를 적용하거나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 사실상 ‘노 마진’ 영업을 하고 일반인이나 서민 고객에게는 일반 금리 적용해 이익을 많이 남기는 차별적 영업이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금융소비자는 과도한 실적경쟁으로 발생하는 불완전판매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와 같은 KPI 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연중 상시적으로 시행되는 캠페인과 프로모션 또한 즉각 중단하라고 은행측에 요구했다.

이번 조사는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을 포함해 금융노조에 가입된 14개 은행 직원을 상대로 지난달 실시됐으며 3만44명이 참여했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신한은행,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 대구은행 등 8개 은행은 세부 분류 기준으로 합계 548개의 KPI 평가 항목을 운용 중이며 이 가운데 62.6%는 신규 상품에 관한 항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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