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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총쏘면 진로 바뀐다?…‘어마’ 공포에 유언비어도 범람

태풍에 총쏘면 진로 바뀐다?…‘어마’ 공포에 유언비어도 범람

입력 2017-09-11 13:51
업데이트 2017-09-1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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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공항 잠긴 가짜 영상에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도 속아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상륙한 미국에서 피해 공포를 틈타 가짜뉴스와 헛소문이 확산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헛소문이나 가짜뉴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른 속도로 전파돼 2차 피해까지 우려된다.

백악관의 댄 스캐비노 소셜미디어국장도 가짜뉴스에 속아 넘어갔다.

스캐비노 국장은 이날 마이애미 국제공항이 폭우에 반쯤 잠긴 영상을 올리고 주민들에게 안전에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스캐비노 국장은 이 영상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도 공유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찾았다는 이 영상은 가짜로 판명됐다. 공항 측은 이 영상이 오래전 멕시코시티 공항에서 촬영된 것으로, 재난재해가 일어날 때마다 유포된다고 밝혔다.

온종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마이애미 피해 실태를 갈무리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던 스캐비노 국장은 곧 영상을 삭제했지만 이미 많은 사람이 본 뒤였다.

이런 가짜뉴스나 헛소문은 한두개가 아니다.

어마가 몰고 온 강풍으로 마이애미의 한 빌딩 꼭대기에 있는 크레인이 360° 회전하는 광경이 담긴 영상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WP는 정확한 출처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이미 8월부터 유튜브에서 돌아다닌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마이애미 중심가의 고층건물이 범람한 바닷물에 잠긴 듯 보이는 영상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

원래 이 건물은 강변에 자리했으며 강물이 불어나 촬영 각도에 따라 건물이 잠긴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 잠기지는 않았다는 점에서다.

어마가 마치 미 대륙을 집어삼킨 듯한 무시무시한 위성사진도 지난달 25일 텍사스 주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를 촬영한 것이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인간의 행동과 기후 변화의 관련성을 보여주기 위한 ‘진보적 기상예보가’들이 일부러 어마의 위력을 과장한다는 ‘음모론’도 사실이 아니라고 WP는 강조했다.

이같은 음모론은 보수 성향의 방송인 러시 림보가 자신의 방송에서 어마 관련 기상예보가 과장됐으며 이는 ‘진보주의자들의 농간’이라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그러나 림보도 지난 7일 방송에서 팜비치 집을 비우고 대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인이 장난삼아 올린 글마저 공포심을 틈타 진지하게 받아들여져 이로 인한 피해도 우려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중앙의 파스코 카운티 경찰은 공식 트위터에 어마를 향해 총을 쏘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런 행동은 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

한 22세 남성이 ‘우리가 (어마를) 먼저 총을 쏴서 혼내주자’며 페이스북에 장난성으로 올린 글에 5만4천여명이 관심을 보이자 경찰이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이를 말리고 나선 것이다.

경찰은 99%의 정상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하지 않겠지만 1%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어 우려된다며 ‘(총을 쏜다고) 태풍이 방향을 틀지도 않고, 아주 위험한 부작용만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WP는 ’귀중품은 방수 기능이 있는 식기세척기 안에 보관하라‘ 같은 정보성 글도 사실 여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P가 식기세척기 제조업체에 문의한 결과 페이스북에서 시작돼 100만명이 공유한 이 정보부터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업체 측은 이에 대해 ”보관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통신수단이 끊겼을 경우 휴대전화를 무전기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무료 무전기 앱 ’젤로‘를 이용하면 된다는 소문에 가입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젤로‘ 역시 인터넷이나 2G 통신망이 있어야 구동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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