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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읽었다고 문책” 우체국 간부, 집배원들에게 독서 강요

“책 안 읽었다고 문책” 우체국 간부, 집배원들에게 독서 강요

입력 2017-09-11 17:36
업데이트 2017-09-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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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관리자 지휘를 악용하는 슈퍼 갑질”…해당 간부 “정서 안정 취지로 독려”

격무에 시달리는 집배원들에게 광주의 한 우체국 간부가 배달 업무 시작 직전 독서를 하도록 강요했다며 노조가 이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광주의 한 집배원이 자살한 사건을 두고 ‘업무 복귀 강압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어서 집배원 업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과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 전국우체국노동조합은 11일 “격무로 과로하는 집배원에게 광주 우체국 간부가 업무 중 책 읽기를 강요했다”는 내용의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며칠 전 광주우체국에서는 배달 나가기 전 가장 바쁜 업무시간인 오전 8시∼8시 10분 사이 집배원들이 책을 읽지 않았다며 문책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책 읽는 문화 활성화’라는 정책을 집배원에게 강요한 것으로 점심시간도 없이 일하며 장시간 중노동을 견디고 있는 집배원들에게 불법강제노동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또 “한차례 설문조사에서 절대다수의 반대가 나온 책 읽기에 대해 두 번째 설문조사까지 하며 책 읽기를 강요했다”며 “책이 어려우면 공문 또는 만화책이라도 읽으라는 등 집배원들을 무지한 사람으로 취급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배달 전산 입력을 하지 못하고 나간 집배원의 꼬투리를 잡아 밖에서 PDA로 입력이 가능한 업무를 즉시 사무실로 복귀해 처리하도록 하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고 해당 간부를 비난했다.

노조는 “관리자라는 지휘를 악용해 강제노동을 시키고 의사에 반하는 명령을 내리는 것은 ‘슈퍼 갑질’이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 강제 책 읽기 중단 ▲ 책 읽기 강요한 간부 사퇴 ▲ 집배원 인권 개선안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해당 간부는 이에 대해 “책 읽기는 직원들의 정서안정을 위해 4차례 설문조사를 거쳐 과반 찬성으로 시행한 정책이다”며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참여직원들을 방해하지 말라는 취지로 문책했을 뿐 강제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배달 전산입력 업무에 대해서는 “1년 정도 중요성을 강조했으나 반복적으로 업무누락이 되풀이돼 해당자를 불러 업무를 이행하도록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광주에서는 지난 5일 서광주우체국 소속 집배원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집배 노동자 장시간 노동철폐 및 과로사·자살방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서광주우체국 소속 집배원의 죽음과 관련, 전남지방우정청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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