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광장] 왜 생활임금제인가?/조성주 서울시 노동협력관

입력 : 2017-09-14 17:38 ㅣ 수정 : 2017-09-1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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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 서울시 노동협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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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주 서울시 노동협력관

지난 13일 서울시는 2018년 생활임금을 9211원으로 발표했다. 정부 발표 최저임금인 7530원보다 1681원 많다. 법정 최저임금제가 있는데도 지방정부에서 별도의 생활임금제를 운영하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활임금제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으며 시민 기본권이라 할 수 있는 노동권과 일할 권리에 대해 기존보다 더 적극적인 해석에 기반하고 있다. 지난해 도시 지역 1인 가구 월평균 가계지출은 144만원이지만 현재 최저임금은 월 126만원 수준이다. 최저임금으로 생존은 가능할지 모르나 생활은 어렵다. 생활임금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정부는 그 구성원들에게 살아가는 최저선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미권 국가의 주요 도시들에서 시작돼 이제는 상당수 국가들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이유도 변화된 노동시장과 정부의 새로운 역할에 근거한다.

지난 30년간 신자유주의 경제 기조에 따라 기업은 효율성을 강화하면서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노동 비용을 절감했다. 그 결과 저임금 노동자 증가 등으로 소득 불균형이 심화됐다. 이러한 소득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적극적으로 보장,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자는 생활임금제 취지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최저임금제와 소득 불평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2015년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생활임금제를 시행했다. 가계지출비, 물가상승률 등 다양한 통계 값을 토대로 생활임금을 산정했다. 3인 가구가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금액을 산출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생활임금제 시행 이후 대상을 점차 확대했다. 현재 서울시와 투자출연기관, 투자출연기관의 자회사에 직접 채용된 근로자, 민간위탁 채용 근로자, 뉴딜일자리 참여자 등에 생활임금을 적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생활임금제가 민간부문에서도 확산될 수 있도록 생활임금 적용기업에 용역계약 때 가점을 주거나 신용보증 때 우대를 해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부문에 생활임금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려면 최저임금법 및 지방계약법 개정 등 법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향후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협력이 필요한 지점이다.

서울시의 생활임금제 시행 이후 전국에서 생활임금제를 시행하거나 도입 예정인 자방자치단체가 90개에 이르는 등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제 도시와 국가는 생존을 위한 전쟁터가 아니라 시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따뜻한 공동체가 돼야 한다. 생활임금제는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2017-09-1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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