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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퇴짜 맞는 중신용자…빚의 굴레 갇힌 저신용자

대출 퇴짜 맞는 중신용자…빚의 굴레 갇힌 저신용자

장세훈 기자
입력 2017-09-21 22:46
업데이트 2017-09-2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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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자 대출 쏠림 탓 11조↓
‘4배 이자’ 비은행권으로 몰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도 저조


채무불이행자 보유부채 29조
3년 지나면 신용회복률 1.1%
취약차주 빚도 6월 80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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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신용자(신용 4~6등급)조차 은행 대출을 받는 게 갈수록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빚을 갚지 못해 연체한 사람의 절반 이상은 끝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금융 안정 상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 6월까지 금융권의 고신용자 신용대출은 50조 3000억원 증가했지만 중신용자 신용대출은 5조 9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권만 놓고 보면 중신용자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오히려 11조 7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비은행 금융기관의 중신용자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17조 6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이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하면서 중신용자들은 고금리 대출기관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중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 6월 기준 은행이 연 5.8%다. 반면 비은행권은 대부업체 27.6%, 저축은행 21.4%, 신용카드사 14.9%, 보험사 10.5%, 상호금융 7.5% 등으로 은행보다 최대 4배까지 금리가 높다.

중신용자 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됐던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하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대출의 고신용자 비중은 8월 말 현재 87.5%(금액 기준)다. 일반 은행의 고신용자 대출 비중(78.2%)보다 훨씬 높다. 반대로 중신용자 대출 비중은 11.9%로, 일반 은행(17.5%)을 밑돌았다. 8월 말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신 규모는 2조 9770억원, 여신 규모는 2조 2530억원, 계좌 수는 449만 1000건이다.

한은이 2014년 채무 불이행자가 된 39만 7000명을 3년 6개월간 추적 조사한 결과 올 6월 말 현재 19만 4000명(48.7%)이 신용을 회복했다. 빚의 굴레에서 빠져나온 사람이 절반도 채 안 되는 셈이다. 신용 회복률은 시간이 흐를수록 급격히 떨어졌다. 채무 불이행이 발생한 지 1년 이내에는 29.5%가 신용을 회복했지만 ▲1∼2년 10.6% ▲2∼3년 7.5% ▲3년 이상 1.1%로 나타났다. 3년이 지나면 사실상 ‘재기 불가’라는 얘기다. 6월 말 현재 채무 불이행자는 104만 1000명으로 전체 가계차주 1865만 6000명의 5.6%다. 채무 불이행자 보유 부채는 29조 7000억원이다.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의 부채도 6월 말 현재 80조 4000억원으로 80조원을 돌파했다. 취약차주 대출 규모는 전체 가계대출의 6.1%로 지난해 말보다 1조 9000억원 증가했다. 취약차주는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자(신용 7∼10등급) 또는 저소득자(하위 30%)를 의미한다. 취약차주 대출에서 비은행 비중은 67.3%로 은행(32.7%)의 2.1배 수준이다. 금리가 오르면 원리금(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7-09-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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