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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광장] 함께 나아갈 동반자, 북한이탈주민/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자치광장] 함께 나아갈 동반자, 북한이탈주민/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입력 2017-09-24 17:54
업데이트 2017-09-25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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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이 3만명을 돌파했다. 이들은 목숨을 건 힘겨운 탈북 이후에도 문화적 이질감과 사회적 무관심,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으로 남쪽 땅에서도 온전한 삶을 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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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이들이 국내에 어려움 없이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방적으로 도와줘야 하는 존재로 보는 우리들의 시각부터 전환해야 한다. 여러 줄기의 강물이 흘러 바다에 섞이는 것처럼 대한민국 사회의 일원으로 융합시켜야 한다. 차별과 냉대는 없을 것이라는 믿음,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와 환경만이 이주민들의 삶을 보호할 수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도 올해 7월 기준 185명의 북한이탈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구 인구가 37만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적은 숫자로 볼 수 있지만 구는 이들을 소수자로 치부하지 않는다.

동대문구는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2013년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북한이탈주민 지원 지역·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에 대한 구청장의 책무를 규정하고 이들을 위한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제도적·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탈주민들에 대해서는 동대문구 특유의 희망의 일대일 결연사업을 통해 돕고 있다.

서로의 문화를 인정해 주고 이해하기 위한 자리를 만들어 문화적 차이를 좁히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동대문구협의회를 필두로 관내 여러 단체가 북한이탈주민과 융합할 수 있는 어울림 마당 등을 만들어 나갔고, 북한이탈주민 지원 공모사업을 시행해 각종 사업을 발굴했다. 마음을 터놓고 정을 붙일 수 있는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했던 그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신뢰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독일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수십년 전부터 서독이 동독 주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노력해 왔다. 통일의 문이 열렸을 때 동독 주민들은 서독이 되길 원했다. 서독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자연스럽게 서독에 융합됐다. 흔히 북한이탈주민을 먼저 온 통일이라고 얘기한다. 평화통일의 징검다리 역할이자 소통의 연결고리인 이들은 훗날 진정한 하나됨에 귀중한 역할을 할 인적자원이다.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할 어려움을 이겨 내고 대한민국 땅을 밟아 새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 그들도 우리 국민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가 있다. 이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이야말로 통일 예행연습이자 통일의 마중물일 것이다.
2017-09-2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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