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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올림픽 성공 기여’ 김운용 타계…세브란스병원에 빈소

‘서울올림픽 성공 기여’ 김운용 타계…세브란스병원에 빈소

임병선 기자
입력 2017-10-03 11:23
업데이트 2017-10-0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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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서울올림픽의 성공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3일 오전 노환으로 타계했다. 86.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서울신문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서울신문
김 전 부위원장은 전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가 이날 오전 2시 21분 별세했다고 고인측이 알렸다.

고인은 1986년 IOC 위원에 선출된 뒤 대한체육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IOC 집행위원과 부위원장을 지내면서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 등 국제대회 유치 등에 기여한 한국스포츠의 큰 별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회식 때는 역사적인 남북 선수단 동시 입장을 이끌어냈다.

‘태권도 대부’로 불리는 그는 1971년부터 대한태권도협회장을 맡아 세계태권도연맹(WTF) 창설하는 등 태권도의 세계화를 주도하고 태권도가 올림픽 시범종목을 거쳐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국 스포츠외교에 독보적인 스타로 존재했지만 말년은 그리 밝지 못했다. IOC 위원으로 선출된 뒤 능숙한 외국어와 폭넓은 대인관계를 통해 국제 스포츠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2001년에는 ‘스포츠계 대통령’으로 불리는 IOC 위원장 선거에도 출마했다. 그러나 1999년에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스캔들에 연루돼 IOC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는 등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태권도 세계화와 스포츠 외교의 산증인인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지난 2013년 3월 서울 여의도의 ‘김운용 닷컴’ 사무실 벽에 걸린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북한 동시 입장 사진을 가리키며 환한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김 전 부위원장은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의 하나로 이때를 꼽았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태권도 세계화와 스포츠 외교의 산증인인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지난 2013년 3월 서울 여의도의 ‘김운용 닷컴’ 사무실 벽에 걸린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북한 동시 입장 사진을 가리키며 환한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김 전 부위원장은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의 하나로 이때를 꼽았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벌어졌던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 과정에 강원도 평창의 유치 ‘방해설’ 탓에 국회 청문회에도 출석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2004년 2월 체육회와 세계태권도연맹 운영 과정에서 횡령 등의 죄목으로 수감돼 사실상 국제 체육계를 떠났다. 이듬해 7월 싱가포르 IOC 총회를 앞두고 결국 IOC 위원직마저 스스로 내려놓았다.

하지만 고인은 최근까지도 한국 체육 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말 올림픽운동 증진, 한국스포츠 발전과 스포츠외교 강화, 태권도 육성과 세계화 등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딴 사단법인 김운용스포츠위원회를 설립했고 이달 말에는 2017김운용컵국제오픈태권도대회도 개최할 예정이었다. 더 최근에는 대한체육회가 11월 발간할 예정인 스포츠영웅 김운용 편 구술 작업을 체육언론인회와 진행해왔다.

지난달 27일 열린 진천선수촌 개촌식이 공식 석상에 고인이 모습을 드러낸 마지막 자리가 됐다.

2013년 3월 기자가 만났을 때 김 전 부위원장은 두 가지 면에서 기억에 남았다. 첫째는 비상한 기억력이다. 30년이 훨씬 지난 서울올림픽 주경기장 건설에 들어간 건축자재의 수량을 정확히 기억해내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리고 특유의 건강 관리. 아침저녁으로 하루 두 차례 한 시간 이상 수영을 즐긴다고 했다.

그러나 그 역시 하늘의 부름을 끝내 뿌리치지 못했다. 빈소는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유족은 장례 절차를 협의 중이다. 족으로는 부인 박동숙 여사와 아들 정훈, 딸 혜원·혜정씨가 있는데 고인은 피아니스트 혜정씨와 피아노 연주를 즐기는 것으로 낙을 삼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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