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미국, 이번엔 세계은행 對중국 대출 문제삼아

미국, 이번엔 세계은행 對중국 대출 문제삼아

입력 2017-10-13 12:32
업데이트 2017-10-13 12:3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문정식 기자= 미국이 중국에 대한 세계은행의 대출을 문제 삼고 있어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을 높일 또다른 요인을 조성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은행의 증자에 줄곧 반대하고 있었고 연차총회를 앞두고 세계은행이 우선 자체 재정상황, 특히 중국을 비롯한 중진국들에 대한 대출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나섰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세계은행이 내부 재정상황에 대한 상당한 재검토 작업을 벌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은행의 재정에서 이미 풍부한 차입 능력을 확보한 국가들과 사업들에 배분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그 요점”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개도국 대출 수요 확대에 대응해 자본 증액을 추진하고 있으며 회원국들이 이번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연차총회에서 증자 일정에 합의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유지하는 취지는 아주 분명하다”고 말하고 “우리는 중국의 발전을 돕고 있지만 한편으로 중국에서 얻는 교훈이 다른 개도국들에서 진행하는 우리의 사업에 대단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용 총재는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 구축에 노력하고 있었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는 긴밀한 사이다. 세계은행은 이방카와 손잡고 여성 권익 증진을 위한 펀드 설립을 추진해 3억5천만 달러의 기부금을 확보한 것이 단적인 실례다.

하지만 미국이 세계은행에 난처한 조건을 요구함에 따라 김용 총재의 증자 노력은 강한 역풍에 부딪힐 전망이다. 중국은 세계은행의 최대 차입국이며 세계은행은 중국과의 협력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세계은행에 난처한 조건을 제시한 것은 유엔은 물론 나토와 세계무역기구와 같은 국제기구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반감을 보여주는 또하나의 사례다. 미국은 11일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탈퇴를 선언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수년간 세계은행을 포함한 국제기구들을 자국의 의도에 맞게 주무르기 위해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주도한 것은 세계은행의 주도권 다툼에서 나온 산물이다.

미국 재무부 출신으로 씽크탱크인 글로벌개발센터에서 일하는 스콧 모리스는 미국의 입장은 세계은행의 기존 전략에 도전한 셈이며 중요한 국제기구의 운영 방향을 놓고 “중국에 직접적 싸움을 건 것”에 다름없다고 논평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