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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제강 품질조작 ‘메이드인재팬 소재’ 불신 번질 조짐

고베제강 품질조작 ‘메이드인재팬 소재’ 불신 번질 조짐

입력 2017-10-13 12:42
업데이트 2017-10-1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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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다임러·보잉 등 외국기업도 고베제강 제품 사용”JR서일본 부품교환비용 청구 방침…대규모 소송전 신호탄?

고베제강의 제품 품질데이터 조작 파문이 해당 소재를 사용했던 미국과 유럽 업체 등으로 번지며 ‘메이드 인 재팬’ 소재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조짐이다.

품질조작 제품을 공급받은 200여곳 가운데 미국 GM·테슬라·보잉이나 독일 다임러, 프랑스 PSA, 영국 롤스로이스 등 30여개 외국기업도 포함됐음이 밝혀지며 국제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자동차나 항공기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경량화 효과가 있는 알루미늄 부품과 탄소섬유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데, 품질 면에서 일본기업이 강하다며 외국 기업들이 다투어 채용하고 있다.

그런데 13일에는 고베제강의 주력인 철강제품 가운데 자동차 엔진 부품이나 서스펜션, 볼트, 너트 등에 사용하는 선재(線材)에서도 새로 데이터 조작이 드러났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철강제품에서는 지금까지 자동차부품용 철분(鐵紛)에서 조작이 판명됐지만 이 회사가 강점을 가진 주력철강제품 일부까지 조작문제가 확산해 불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에 따르면 고베제강의 알루미늄·구리 부품은 음료용 캔에서부터 반도체, 어뢰까지 폭넓은 기업에 납품되고 있다는 사실도 새로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 등 방위나 우주 분야는 물론 파나소닉 반도체 관련부품, 다이킨공업과 도시바 그룹 소속 회사의 공조관련기기에도 품질조작 부품재료가 사용됐다.

니혼게이자이는 “납품받은 곳에는 미국 보잉이나 영국 롤스로이스 등 외국기업도 많아 신용문제로 발전하면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일본 소재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여객기용 알루미늄 재료는 미국 알코아(Alcoa)가 강세지만 일본 업체들은 최근 재료뿐 아니라 단조 등 최종 부품가공까지 다루며 구미 고객과의 거래를 늘려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터져 일본 소재산업의 성장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블룸버그·뉴욕타임스 등 구미 언론들은 고베제강 생산제품 품질조작 사태를 ‘고베제강 스캔들’ ‘철강 스캔들’ 등으로 호칭하며 일본기업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런데 방위산업 장비 부품은 자동차 등 민생용품에 비해 품질인증이 매우 엄격해 거래정지 사태로 내몰리는 것은 물론 소송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는 사실도 거론되고 있다.

마에다 요지 변호사는 “만약 강도가 부족한 부품이 원인이 되어 사고 등이 발생하면 고베제강도 손해배상청구의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이미 비용청구 움직임이 일고 있다.

JR서일본은 고베제강에서 공급받은 신칸센 차량 부품을 교환하는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히는 등 고베제강 경영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도 있는 막대한 비용 발생도 현실화하는 기류다.

일본 중견 자동차 업체 스바루(SUBARU)도 안전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리콜로 발전할 경우 소송으로 번질 수 있다.

고베제강은 품질조작 규모 등 문제의 전모를 검증해 1개월 이내에 원인과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사태가 어디까지, 어느 강도로 확산할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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