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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탈’ 생활가전 소유에서 공유의 시대로…무엇이든 빌려 드려요

‘렌탈’ 생활가전 소유에서 공유의 시대로…무엇이든 빌려 드려요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7-10-19 17:54
업데이트 2017-10-20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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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4조대 시장으로

1998년 국내에 첫 생활가전 렌털 서비스가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다. 주로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에 국한됐던 렌털 시장은 건조기, 전기레인지, 오븐,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으로 영역을 크게 넓힌 상태다. 렌털 업계는 시장 규모를 4조원 정도로 추산한다. 특히 렌털산업은 경기와 무관하게 기업에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기 때문에 ‘황금알’로 불린다. 최근 들어 LG전자, SK매직 등 대기업뿐 아니라 쿠쿠전자 등 전문가전기업까지 렌털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다.
LG 트롬 건조기
LG 트롬 건조기
LG전자는 지난 16일부터 디오스 전기레인지에 대한 렌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건조기는 20일부터 빌려준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안마의자 등 4종류였던 렌털 품목이 6종류로 늘었다. 건조기 렌털 요금은 월 3만 5000원부터 5만원 사이로, 월 서비스 요금은 6900원이다. 제품 청소, 배수통 소독, 먼지필터 교체 등을 해 준다. 전기레인지의 월 사용료는 2만 4000원에서 4만 3000원 사이다. 이사 갈 때 무상으로 이전 설치해 준다. 두 제품 모두 5년을 쓰면 소비자 소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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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로스팅 오븐
SK 로스팅 오븐
지난해 11월 동양매직이 SK그룹에 인수되면서 탄생한 SK매직은 ‘T멤버십’ 회원에게 월 대여료를 15% 할인해 준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 계열사와의 결합 상품으로 저변을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직수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전기레인지, 오븐뿐 아니라 가스레인지도 빌려준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월 1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가스레인지를 빌리는 이들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전기레인지 등 주력 제품군의 월 렌털료는 2만~3만원대다.

쿠쿠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으로 밥솥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임대 사업으로 악재를 넘고 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전기레인지, 안마의자 등을 취급하고 있으며 전체 영업이익 중 임대사업 비중은 2014년 17%에서 지난해 39%로 크게 늘었다.

생활가전 렌털 서비스의 원조인 코웨이가 여전히 업계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주부 사원을 고용해 팔리지 않고 창고에 쌓여 있던 정수기를 30분의1 가격으로 빌려준 게 시작이었다. 공기청정기, 정수기, 비데 등 소품종 고급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외 청호나이스, 바디프랜드, 교원, 노비타, 현대렌탈케어 등이 생활가전 렌털 사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렌탈이 지난 8월 선보인 ‘묘미’(MYOMEE)의 경우 기존의 생활가전 렌털 업체들이 취급하지 않는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을 대여해 준다. 묘미는 생활가전뿐 아니라 완구, 출산 및 육아용품, 스포츠용품, 의류 등도 빌려준다.

렌털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생활가전, 헬스케어 등을 포함한 생활가전용품 렌털 시장은 지난해 5조 5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정수기 시장 규모는 2조 2000억원, 공기청정기는 1조원, 비데는 5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생활가전 렌털 시장만 계산해도 4조원은 넘는다는 뜻이다. 소유에서 공유로 옮아가는 트렌드, 1인 가구의 증가 등이 사회적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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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공기청정기
코웨이 공기청정기
또 정수기나 공기청정기처럼 위생에 민감한 환경가전 제품군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적은 초기 구입 비용으로 가전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이 제품을 일시불로 구매할 때 적용되는 무상 보증 기간은 1년인데 비해 렌털의 경우 서비스 기간 내내 무상 보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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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입장에서는 최장 5년간 꾸준히 매출로 잡히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유지·관리 서비스 비용으로 부가가치도 높다. 특히 초기 구입 비용이 적은 만큼 불황에 오히려 실적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최근에는 렌털 서비스를 이용해 시장을 개척하는 예도 있다. LG전자가 2015년 출시한 트롬 스타일러(의류 관리기기)는 렌털 시장에 진출하면서 2년 만에 10만대 이상 판매했다. 바디프랜드도 초고가 안마 의자에 대해 렌털 서비스를 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다만, 소비자가 렌털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중도해지 위약금 등 계약 조건을 따져 보고, 일시 구매를 할 때와 비용 총액도 비교하는 게 좋다. 렌털 업계 관계자는 “렌털은 주기적인 서비스가 필요할 때 이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전문 역량을 갖춘 관리사가 있는지, 체계적인 서비스 조직이 구축돼 있는지를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7-10-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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