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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인상의 역설] 무인편의점·무인주유소…인건비 절감 움직임 확산

[임금인상의 역설] 무인편의점·무인주유소…인건비 절감 움직임 확산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1-19 10:25
업데이트 2017-11-1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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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맥도날드 등 무인주문기 도입 확대…셀프주유소도 증가 추세

최저임금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고정비 증가의 위기에 처한 가맹점 사업자와 기업들은 저마다 자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와 맥도날드가 무인주문기 도입 매장을 확대하고 점원이 아예 없는 무인편의점과 무인주유소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고민의 결과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9월 매장에 처음 무인주문기를 선보인 롯데리아는 현재 전국의 1천350개 매장 중 약 45%인 610개 매장에 무인주문기를 설치, 운영 중이다.

롯데리아는 점포당 회전율 증가와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해 대당 700만∼800만원대인 무인주문기 도입 점포를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무인주문기를 도입하면 고객의 대기시간이 감소해 점포당 회전율을 높일 수 있고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다”며 “무인주문기 1대당 약 1.5명의 인건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2015년 8월 무인주문기를 처음 도입한 맥도날드도 현재 전국의 430개 매장 중 200개 매장에 무인주문기를 설치했다.

맥도날드는 내년에는 무인주문기 도입 점포를 전체의 절반이 넘는 25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맥도날드는 최근 미국 본사에서도 인력운용 효율화 등을 위해 올해 안에 전국 2천500개 점포에 무인주문기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은 바 있다.

업무 효율성 증대와 인건비 절감을 위한 점포 무인화 바람은 편의점 업계에도 불고 있다.

편의점 역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와 함께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직원 비중이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지난 5월 세븐일레븐이 업계 최초로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무인형 편의점을 선보인 이래 후발주자인 이마트24를 중심으로 무인편의점이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 6월 처음 무인편의점을 선보였으며 지금은 전주교대점, 서울조선호텔점, 성수백영점, 장안메트로점 등 4개 점포를 무인편의점으로 운영 중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심야시간대에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가 쉽지 않고 야간에는 주간 시급의 1.5배에 달하는 인건비가 발생한다”며 “무인점포 시범운영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경영주의 수익성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 4∼5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점포를 운영하던 편의점 점주들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고용 인원수를 줄이거나 아예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고 가족들이 돌아가며 업무를 보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 CU 점주는 “원래 주말까지 합쳐 아르바이트생 4명을 쓰다가 최근 1명을 줄였다”며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수를 더 줄여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주유소업계도 편의점과 사정이 비슷하다.

현재 전국에 산재한 1만2천500여개의 주유소 중 주유원이 근무하지 않는 이른바 ‘셀프주유소’는 2천여개가 있는데, 업계에서는 내년에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 1천개 이상 셀프주유소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내년에만 1천여개의 주유소가 셀프주유소로 전환할 것”이라며 “결국 직원을 줄이거나 영업시간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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