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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 여가부 “비타민 담배 흡연 조장” 청소년들 “금연 더 어려워졌다”

[생각나눔] 여가부 “비타민 담배 흡연 조장” 청소년들 “금연 더 어려워졌다”

이하영 기자
입력 2017-12-12 22:42
업데이트 2017-12-1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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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흡입제류’ 규제 논란

정부가 지난 11일부터 ‘비타민 담배’라 불리는 전자담배 모양의 ‘비타민 흡입제류’를 청소년에게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제품의 사용 방식이 흡연 행위와 똑같기 때문에 청소년의 흡연 습관을 차단해야 한다”며 규제에 나서자 흡연 청소년들은 “금연 기회를 박탈하는 처사”라며 맞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여가부는 흡입형 비타민제인 비타스틱·릴렉스틱·비타미니·비타롱과 흡연 욕구 저하제류 타바케어·체인지 등을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지정하는 행정 고시를 지난 11일 발효했다. 해당 물품을 청소년에게 팔거나 유통하다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과징금이 부과된다.

‘비타민 흡입제류’는 비타민을 수증기 형태로 체내에 흡입하는 비타민 기화기다. 궐련형 담배와 구조가 유사하지만 액상에 니코틴·타르 대신 비타민 A·C·E 등이 소량 들어 있다. 국내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금단 현상을 줄여 주는 금연 보조용품으로 인기가 높다. 사용하는 방법은 담배를 피우는 것과 똑같다. 정부가 이를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지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가부는 이번 고시를 발표하며 “해당 제품들이 청소년의 청소년유해약물 이용습관을 심각하게 조장할 수 있다”면서 “유통 규제근거를 마련함으로 청소년 흡연을 예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흡연 청소년들은 “금연을 돕는 보조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이미 흡연을 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금연을 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며 항변하고 있다. “청소년 금연 대책도 마땅찮은 상황에 금연용품 구매까지 막아 난감하다”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 수원에 사는 고교생 이모(18)군은 “비타스틱 때문에 담배를 피우게 된 친구는 본 적이 없고, 담배를 끊으려 비타스틱을 이용하는 친구들은 많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흡연자 최모(18)군은 “담배를 끊고 싶지만 금연껌도 별 효과가 없었는데 이젠 비타스틱도 사용 못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교육부·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2016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율은 지난해 기준 6.3%로 집계됐다. 한 반에 1~2명꼴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중·고등학생 가운데 남학생의 9.3%, 여학생의 2.7%가 흡연자로 파악됐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17-12-1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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