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법원 “회사 지휘 아래 일한 웨딩플래너도 근로자”

법원 “회사 지휘 아래 일한 웨딩플래너도 근로자”

장은석 기자
입력 2017-12-17 14:11
업데이트 2017-12-17 14:1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법원이 회사의 상당한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으로 일한 웨딩플래너들을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결혼식
결혼식 아이클릭아트 제공
계약 방식과 관계없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윤경아)는 17일 강모씨 등 23명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을 상대로 “체당금(국가가 도산기업 근로자에게 대신 주는 임금) 지급 대상으로 인정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강씨 등은 웨딩업체 A사와 관리계약을 맺고 웨딩플래너팀에 소속돼 업무를 했고, 2014년 12월 A사가 재정악화 등으로 폐업하면서 모두 퇴사했다.

관리계약은 ‘회사와 웨딩플래너 간에는 근로기준법 및 기타 관련 법률상 근로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이후 A사는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고, 강씨 등은 체당금 확인신청을 냈다.

하지만 A사는 이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체당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라며 부적격 통지를 했다. 강씨 등은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이마저도 기각되자 올해 2월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타당)하다”고 판시했다.

A사는 웨딩상품 판매금액을 결정할 정도로 지휘권이 컸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재판부는 “플래너들이 회사가 정한 상품 기준금액을 어느 정도 바꿀 재량이 있었더라도 독립적인 사업을 한다고 볼 정도의 권한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회사가 플래너들에게 매월 직급별 목표 금액을 부여했고, 달성 못 하면 기본수당을 주지 않는 등 업무수행 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했다고 봤다.

회사가 매월 직급별로 준 기본수당은 일률적으로 지급된 점에서 급여로 봐야 하고, 판매수당도 업무 특수성을 고려할 때 오로지 판매실적에 따라 매겨졌어도 성과급 형태의 돈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웨딩플래너팀이 아닌 다른 팀 직원들은 관리계약이 아닌 연봉계약을 맺은 점이나 웨딩플래너들이 4대 보험에서 직장 근로자로 가입되지 않은 점 등과 관련해서도 “업무 특수성 때문이거나 회사가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한 사정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