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가상화폐 거래 자제령 확산된다

입력 : ㅣ 수정 : 2018-01-14 19:20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금융당국 이어 관련 기관 합세
증권거래소, 직원에 “거래 자제”
금융위·금감원·공정위 단속 강화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 ‘자제령’이 금융당국에 이어 한국거래소 등 증권 관련 기관으로 퍼지고 있다.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자본시장을 관리하는 유관 기관 직원이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2일 경영지원본부장 명의로 모든 직원들에게 “과열양상을 보이는 가상화폐 거래를 자제하라”는 문자를 전달했다고 14일 밝혔다. 거래소는 “자본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 운영할 책임이 있는 거래소 직원이 투기적 성향이 매우 강한 가상통화 거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거래소는 국내 증시를 총괄 관리하고 자본시장을 감시·감독하므로 임직원의 가상화폐 거래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주식과 달리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들의 가상화폐 거래를 막는 규제는 없어, 유관 기관 수장들이 ‘자제령’을 내리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2일 내부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가상화폐 거래를 자제하라는 취지의 업무서신을 전달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가) 부적절하다거나 자제하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거래를 자제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특히 가상화폐 거래를 감시·규제하는 관련 부처는 내부 단속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회의에서 공무원의 품위 유지나 도덕성을 이유로 직원들에게 가상화폐 거래를 자제하라고 독려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가상화폐 거래소의 가상계좌를 특별 검사했다. 공정위는 거래소의 불공정약관 사용여부 등을 직권조사하고 있다.

가상화폐를 일종의 상품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던 한국은행도 가상화폐 대책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는 모습이다. 한은 노조는 지난 12일 ‘서민 홀리는 가짜화폐에 적극 대응하라’는 성명을 통해 “통화당국이 거짓화폐의 문제점을 주시하고 좀더 빨리 경고하지 않은 것은 매우 뼈 아픈 일”이라며 소극적인 대응을 비판했다.

앞서 가상화폐가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린 한은은 지난 9일에야 첫 회의를 열었다. 가상화폐 열풍이 통화정책이나 금융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조는 “경제 ‘워치독’ 역할을 하는 중앙은행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한은이 적극 나선다면 많은 이들의 반발에 직면하겠지만 쓴소리를 하며 비판받는 것이 중앙은행의 숙명”이라고 촉구했다. 투자자 반발로 정부 규제가 주춤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돼, 오는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 총재가 정부의 대책과 투자자 반발에 대해 입장을 낼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18-01-15 15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

    하프마라톤대회 배너
    나의 공직생활 에세이 공모 배너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