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In&Out] 자율주행 시대 AI에도 면허 부여돼야/이정근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본부장

[In&Out] 자율주행 시대 AI에도 면허 부여돼야/이정근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본부장

입력 2018-01-16 20:46
업데이트 2018-01-16 21:5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이정근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본부장
이정근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본부장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18은 개막 행사부터 파격을 연출했다. 개막 기조연설을 맡은 인텔의 암논 샤슈아 수석부사장이 자율주행 차량에 탑승한 채 무대에 올랐다. 자동차 박람회가 아니라 가전 박람회인 CES에서 자율주행차가 무대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자 객석은 일제히 술렁거렸다고 한다.

CES 2018에서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벤츠, 도요타,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는 물론이거니와 삼성전자와 구글 같은 IT 업체까지 가세해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불리는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이 치열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의 수용성을 높여 안전하게 자율주행 시대로 진입하기 위한 연구 및 대책 마련은 더딘 실정이다. 국제기구(UN·ECE·WP1)에서 자율주행차 관련 국제 기준 개정 논의를 하고 있으나 기술 발전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자율주행차를 개발했다고 해도 막상 도로 위를 상시적으로 주행하기 위해서는 현행 도로교통법과는 차원이 다른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수두룩하다. 누구를 운전자로 봐야 하고, 운전면허를 부여한다면 누구에게 해야 할지, 그리고 자율주행 중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은 누가 져야 하고 어떻게 물을 것인지 등이 핵심 쟁점이다.

이와 관련, 도로교통공단은 지난해 2월 전문가로 구성된 ‘한국형 운전면허제도 연구위원회’를 발족하고 8차례에 걸친 회의와 심층토론을 거쳐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밑그림을 도출했다. 세계적으로 미진한 자율주행 시대 운전면허제도 연구가 국내에서 선행된 것은 의미가 있다.

이번에 도출된 주요 방향은 자율주행차의 실질적 운행 주체인 인공지능(AI)에도 운전면허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0년쯤 3단계 자율주행 기술이 실현되면 차량의 운전 제어권이 사람에서 AI로 전환돼 자율적 의사결정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이러한 AI의 운전 능력을 사전 검증할 수 있는 면허가 부여되지 않으면 예측지 못한 교통상황으로 인해 국민의 안전에 치명적인 위험이 초래될 것이다. 다시 말해 도로 교통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AI의 운전 능력과 함께 위험상황 대응 능력 검증을 통해 면허가 부여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시대의 개막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미래의 최대 먹거리가 될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못지않게 법적, 제도적 정비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국제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국내 실정에 맞는 자율주행 운전면허제도를 조속히 확립해야 할 것이다.
2018-01-17 29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