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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블로그] 민유라만 뺀 갈라쇼

[평창 블로그] 민유라만 뺀 갈라쇼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8-02-23 17:44
업데이트 2018-02-2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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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의 꽃인 피겨스케이팅에서 아리랑 선율을 세계에 소개해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은 민유라·알렉산더 겜린(올림픽 순위 18위) 조가 아쉽게도 ‘갈라쇼’에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들도 아쉬운 듯 방송 인터뷰에서 갈라쇼에서 입으려던 드레스를 소개하며 “초청을 받지 못해 (이 자리에) 입고 나왔다”고 털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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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이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이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피겨 갈라쇼는 경쟁 무대를 마친 선수와 관중이 하나처럼 즐기는 일종의 ‘축하 공연’입니다. 피겨 종목별 1~4위 선수들이 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국제빙상연맹(ISU)은 추가로 선수들을 초청해 갈라쇼 무대에 오르게 합니다. 아무래도 관중들의 선호도를 감안해 포디엄에 오르지 못한 피겨 스타나 개최국 선수, 상징성 있는 선수들을 주로 부릅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초청장을 받아 갈라쇼에 나섭니다. 페어에서 김규은·감강찬 조(프리스케이팅 진출 실패)와 남자 싱글 차준환(15위), 북한 페어 렴대옥·김주식(13위) 조도 개성적인 연기를 펼칠 참입니다. 23일 모든 일정을 소화한 여자 싱글도 곧 갈라쇼 출전 리스트를 확정하는데 ‘피겨 여왕’ 김연아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한 최다빈(7위)도 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민유라·겜린 조가 빠진 게 마음에 걸립니다. ISU가 임의로 초청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니 빠졌다고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독도 논란’에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어서 그렇습니다. 이들은 경기 전부터 논란의 한복판에 섰습니다. 프리스케이팅 음악 ‘홀로 아리랑’의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라는 구절이 일본을 불편하게 했을 것이기 때문이죠. 일본은 이에 대해 항의했고 ISU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해당 가사를 삭제하도록 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개성 만점의 갈라쇼에서 이들의 또 다른 퍼포먼스가 나올 것을 누군가 우려했다면 너무 큰 억측일까요. 사실 ISU에서 일본의 ‘입김’은 막강합니다. ISU를 후원하는 스폰서 상당수가 일본 기업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입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측은 “민유라·겜린이 왜 초청장을 받지 못했는지 알 수 없다. 아직 갈라쇼 최종 명단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초청장을 받을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정치적인 사안을 스포츠와 연결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하는 IOC와 ISU가 힘의 논리에 가장 충실하다는 것도 아이러니합니다.

강릉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8-02-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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