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엔 잘못인줄 몰랐다”…MBC “‘손 꼭 잡고’ 배역 교체”

배우 최일화(59)가 성추행 전력을 자진해서 밝히고 드라마를 비롯한 모든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최일화는 26일 소속사 DSB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으로서 이번 미투 운동에 많은 배우가 연계되어 있는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저 또한 배우의 한 사람으로서 성추행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엔 그것이 잘못인지도 몰랐던, 가볍게 생각했던, 저의 무지와 인식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앞으로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최일화는 다음달 21일 첫 방송 예정인 MBC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물론 모든 드라마와 영화·광고,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 세종대 교수직 등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최일화는 2015년 7월부터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세종대 글로벌지식평생교육원 연극학과 지도교수로 임용돼 다음달부터 강단에 설 계획이었다.

그는 최근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과 관련해 전날 밤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조그마한 것도 저와 연루된 것이 있다면 자진해서 신고하고 죄를 달게 받겠다”고 자진해서 신고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성추행을 저질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인터뷰 기사가 나간 이후 최일화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댓글을 통해 자세한 정황을 폭로했으나 이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폭로자는 “극단 신시에 있을 때 (최일화가) 성폭행하고 얼마 후 강제로 여관에 끌고 가려 해 소리지르며 저항하자 얼굴을 주먹으로 폭행해 길에 쓰러지게 했다”며 “그 이후 극단을 나와 은둔생활을 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살았다”고 적었다.

MBC는 앞서 이날 오전 최일화가 수목극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에서 하차한다고 밝혔다. 최일화는 주인공 아버지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드라마 제작진은 “지난 25일 밤 최일화 씨의 성추행 고백 후 내부 논의를 통해 해당 배역을 교체하기로 했다”며 “드라마의 촬영과 방송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그러면서 “앞으로 혹여나 촬영현장에서 성추행, 성희롱 사건이 일어날 경우에도 제작진은 엄중하게 대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1983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최일화는 2000년대 들어 영화와 드라마로 활동무대를 넓혔다. 최근에는 영화 ‘꾼’과 드라마 ‘투깝스’에 출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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