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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일표 부인 “나 뽑아주면 남편이 도움줄 것” 한미硏에 이메일

홍일표 부인 “나 뽑아주면 남편이 도움줄 것” 한미硏에 이메일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18-04-19 18:12
업데이트 2018-04-1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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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방문학자 요구’ 의혹 제기 “본인·남편 재직한 감사원 앞세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19일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인 감사원 장모 국장이 한미연구소(USKI)에 ‘자신을 방문학자로 뽑아 주면 남편이 도와줄 것’이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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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19일 공개한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 장난주씨가 한미연구소(USKI) 측에 ‘자신을 방문학자로 뽑아 주면 남편이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보낸 이메일.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실 제공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19일 공개한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 장난주씨가 한미연구소(USKI) 측에 ‘자신을 방문학자로 뽑아 주면 남편이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보낸 이메일.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실 제공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 공무원인 장씨가 2017년 1월 말 USKI 측에 보낸 이메일를 공개하며 “USKI 예산 지급 중단 사태의 당사자로 주목받는 홍 행정관의 부인이 전형적으로 지위를 이용한 강요를 했다”면서 “장씨가 남편과 자신이 재직하는 감사원을 앞세워 방문학자로 뽑아 달라고 요구한 것은 공직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밝혔다.

홍 행정관은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19대 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다. 홍 행정관은 김기식 의원실에서 2016년 9월 발효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USKI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 최근 연구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USKI 측은 지원 중단이 보수 성향의 인사를 교체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 의원은 “장씨가 ‘나를 뽑아 주면 감사원이 의미 있는 결정으로 받아들일 것이고 감사원과 USKI의 관계도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면서 “한국 정부의 예산을 받고 있던 기관과 정부 기관의 예산 결산을 감시하는 감사원과의 관계까지 언급하며 자신을 방문학자로 뽑아 달라고 주장한 것은 매우 위협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사원 공직자는 어떤 부서보다도 청렴결백하고 공명정대해야 함에도 소속 기관의 이름을 거론한 것은 전형적인 ‘갑질’이자 지위를 이용한 강요라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KIEP에 부정적이었던 김 전 원장을 거론하며 홍 행정관이 뭔가 도와줄 수 있을 것처럼 이메일을 보낸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또한 “홍 행정관이 USKI 관계자와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부인 문제와 관련해 언제,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서울신문은 여러 차례 홍 행정관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홍 행정관은 서울신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USKI의 회계가 불투명해 지원금을 중단키로 했다’는 정부 측의 설명을 거론하면서 이 의원은 이날 “USKI의 회계 처리는 SAIS가 감사하고 SAIS는 다시 존스홉킨스대 본부가 감사하는 등 이중 삼중의 장치가 있고, USKI 예산은 출연금으로 지정돼 있어 받는 기관의 재량권이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국이 예산을 주기 때문에 미국의 회계 제도가 아닌 한국의 회계 제도를 따라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억지”라며 “정부의 주장은 보편성을 상실했고, 특정 연구소를 겨냥한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 의원이 공개한 이메일과 관련해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곧바로 자체 감찰실에 조사를 시작하도록 했다. 감사원은 장씨를 상대로 이메일 내용이 사실인지부터 확인하고 USKI 측이 이를 압력으로 받아들였는지 등을 조사해 직권남용 여부를 판단하고 관련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8-04-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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