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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佛 브로맨스?… 마크롱에 뒤통수 맞은 트럼프

美·佛 브로맨스?… 마크롱에 뒤통수 맞은 트럼프

심현희 기자
입력 2018-04-26 18:00
업데이트 2018-04-2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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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美의회 연설서 작심 비판

“동맹국 대립하는 무역전쟁 안 돼
프랑스는 이란 핵합의 안 떠날 것”

미국 국빈 방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스킨십을 하며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를 작심 비판했다고 25일(현지시간) CNN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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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척
엄지척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앞) 프랑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미 상·하원 합동 연설을 마친 뒤 마이크 펜스(뒷줄 왼쪽) 부통령과 폴 라이언(하원의장) 등 참석자들의 박수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화답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돈독한 브로맨스를 과시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어 억양이 있지만 자신감 있는 영어로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먼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다자주의 포용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보다 효과적이고 책임이 있는, 성과 지향적인 새로운 종류의 다자주의에 기반해 21세기 세계 질서를 만들 수 있다”면서 “다자주의 체제를 창안한 국가인 미국은 이를 보전하고 재창조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관세장벽을 높이며 무역전쟁을 벌이는 데 대해서는 “동맹국들을 대립시키는 무역전쟁은 우리의 사명과 세계 안보, 역사적 흐름과 맞지 않다”며 “무역은 자유롭고 공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자국 내에서 각종 환경 규제를 폐지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는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길을 찾아야만 한다”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희생하고 지구를 파괴하면서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에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후 문제에 관한 미국과 프랑스의 의견 불일치는 “단기적”일 뿐이며 미국이 파리 협정으로 되돌아오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이란 핵합의를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낸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이란 핵합의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합의가 모든 우려를 해결하지 못한다 해도 더 근본적인 다른 대안 없이 핵합의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입장”이라며 다시 한번 이란 핵합의 존중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그(트럼프 대통령)가 국내 사정 때문에 이 합의를 끝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대로 이란 핵합의에서 발을 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를 내부자의 정보를 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추측이라고 축소하면서 “미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지 못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합리적으로 분석하면 그가 이란 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대화를 시작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에는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여러 차례 기립박수를 치는 등 열광적인 모습을 보였다. 의원석에서 “프랑스 만세”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8-04-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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