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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합의 ‘운명의 날’ 닷새 앞으로…佛·英, 트럼프 파기 저지에 막판 총력

이란 핵합의 ‘운명의 날’ 닷새 앞으로…佛·英, 트럼프 파기 저지에 막판 총력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8-05-07 22:26
업데이트 2018-05-0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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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전쟁 일어날 수도 있다”
英외무 “중동 핵군비 경쟁 촉발”
항공기 등 무역 이익 지키기 나서
로하니 “탈퇴 즉시 후회” 전쟁 시사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 여부를 결정할 시한이 임박한 프랑스와 영국이 파기를 막기 위한 마지막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합의를 파기하는 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면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핵합의를 갱신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갱신일인 오는 12일까지 미국이 요구하는 핵심 사항을 반영한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를 파기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부활하겠다고 경고해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 수호를 요구하는 칼럼을 썼다. 그는 “핵합의를 파기하면 중동에서 핵 군비 경쟁을 촉발하게 될 것”이라면서 “핵합의 약점이 있지만, 고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제약을 없애버려 이득을 보는 것은 오직 이란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프랑스, 독일이 핵합의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이 합의를 유지하는 것이 테헤란(이란 정부)의 지역 내 공격적인 행동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슨 장관은 미국 정부에 합의 갱신을 요구하려고 이날 방미했다. 그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회동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접견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유럽이 미국과 이란의 중재에 발 벗고 나선 것은 중동 정세 안정뿐만 아니라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서다. 유럽 기업들은 핵합의로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해제된 2016년 이후 이란에 진출했다. 프랑스 에어버스는 이란에 190억 달러(약 20조 4630억원)에 항공기 100대를 판매하기로 계약했고,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은 2억 달러 규모의 이란 사우스파스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또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해 17년 만에 이란 시장에 들어갔다. 유럽연합(EU)과 이란의 무역은 2013년 62억 유로(약 8조원)에서 지난해 210억 유로 규모로 늘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호라산주 사브제바르시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하는 즉시 지금까지 보지도 듣지도 못한 후회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란은 트럼프가 어떤 결정을 하든 이에 대비한 계획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몇 달 전부터 이란 원자력청과 경제 부처에 핵합의 탈퇴 시 필요한 지시를 내렸다”면서 “우리는 전쟁이나 긴장을 원하지 않지만, 우리의 권리를 강력하게 방어할 것이다. 미국은 우리 조국 이란에 어떤 짓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국영방송으로 이란 전역에 생중계됐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8-05-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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