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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잼 사이언스] 유전자 가위로 카카오나무 질병 유전자 ‘싹둑’

[핵잼 사이언스] 유전자 가위로 카카오나무 질병 유전자 ‘싹둑’

송혜민 기자
입력 2018-05-18 17:52
업데이트 2018-05-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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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유전자 교정 기술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이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을 이용한 ‘슈퍼 초콜릿’ 탄생이 예고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농업과학 연구진은 곰팡이와 바이러스에 강해 멸종 위기를 낮출 수 있는 카카오나무를 연구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유전자 교정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나무는 주로 열대지방에서 자라는데, 2050년에는 카카오나무를 병들게 하는 곰팡이와 바이러스로 인해 카카오나무가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 상황이다. 카카오나무의 열매로 만드는 초콜릿은 커다란 시장 가치를 가지고 있음에도 매년 병충해로 수확 전 20~30%의 카카오 열매가 죽기 때문에 생산량에 제한이 있다.

연구진은 “카카오 열매를 죽이는 곰팡이 질병은 서아프리카의 한 농장 전체의 수확물을 없앨 수 있다”면서 “이러한 병충해는 지속적인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질병 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은 연구자들의 우선 과제였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에서 그 대안을 찾았다. 이전 연구에서 ‘TcNPR3’으로 알려진 카카오나무 유전자가 식물의 질병 반응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이 유전자를 나무에서 억제하면 질병 저항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가정했다.

실제로 실험실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TcNPR3을 제거한 카카오나무를 실험한 결과 해당 유전자를 제거한 카카오나무의 잎이 질병에 더 큰 저항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번식 촉진을 위한 새로운 도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유전자 기능을 효율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면서 “이를 통해 유전자를 변형시키고 식물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년간 초콜릿의 생산량이 증가한 이유는 대부분 토지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지나 물, 비료 및 기타 생산 요소에는 한계가 있다. 생산량의 향상을 위해서는 보다 강하고 질병에 잘 대처하는 식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식물과학 분야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사용 가능성을 최초로 입증한 이번 연구 결과는 식물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프런티어 인 플랜트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2018-05-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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