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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체제 보장 입장 차… 다시 어깨 무거워진 ‘文 운전자론’

북·미, 체제 보장 입장 차… 다시 어깨 무거워진 ‘文 운전자론’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18-07-08 22:44
업데이트 2018-07-0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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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후속 고위급회담… 비핵화 협상 동력 된 종전선언

북, 신뢰 조성 선제적 요소 규정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기 등 제안
미, 아직은 시기상조 판단 추정

靑 “첫술에 배부르랴” 회담 평가
文대통령, 중재 방법·시기 주목

청와대는 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간 회담 결과를 두고 “한반도 비핵화로 가기 위한 여정의 첫걸음을 뗐다”고 평가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6~7일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해법의)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한 반면 북한은 “미국의 태도와 입장은 유감스럽기 그지없다”고 비난하는 등 상반된 반응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말이 있다”며 비핵화 협상과 이행 과정에 이러저러한 곡절이 있겠지만 두 당사자가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인 만큼 잘 해결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시작’은 ‘전체’를 통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깊은 신뢰를 보여 왔고, 이번 회담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북·미 간 기싸움이 팽팽한 가운데 종전선언 문제가 부각되면서 ‘운전석’에 앉은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도 무거워질 전망이다. 북측은 이번 협상에서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미국의 안전보장과 종전선언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음을 드러냈다.

북측은 7일 외무성 담화에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오는 27일 종전선언 발표를 제안했음을 밝힌 뒤 “(미국이) 평화체제 구축문제에 대하여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 문제까지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 놓으려는 립장(입장)을 취했다”고 비난했다. 북한으로선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기 등에 대한 상응 조치로 종전선언을 제안했지만, 미국은 ‘시기상조’로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전까지 청와대는 초기 비핵화 이행단계에서의 종전선언을 통해 협상 동력을 강화하고 북한에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남·북·미 종전선언을 추진했었다. 다만 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의제 조율이 난항을 겪고, 미국이 종전선언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지 않자 한발 물러선 상황이었다.

하지만 북측이 종전선언을 ‘조(북)·미 사이 신뢰조성을 위한 선차적 요소’로 규정할 만큼 비핵화 후속조치 이행의 선결과제로 들고 나온 만큼, 우리 정부의 지난한 중재 작업도 재개될 전망이다. 김 대변인이 “정부도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미국, 북한과 긴밀하게 상의하고 모든 노력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도 향후 적극적 중재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8-07-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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