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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선 파괴 후 탑승자 버려…이탈리아-리비아 차단협약 때문”

“난민선 파괴 후 탑승자 버려…이탈리아-리비아 차단협약 때문”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7-19 10:59
업데이트 2018-07-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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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걸음마아기 숨진채 발견…지중해 올해 1천443명 사망·실종

리비아 당국이 자국을 떠나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 선박을 가로막는 과정에서 3명을 지중해 바다에 빠뜨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중해에서 난민구조 활동을 펼치는 스페인 비정부기구(NGO)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이하 프로악티바)는 바다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여성 1명을 구조했으나 또 다른 여성과 걸음마 아기는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이 발견된 곳은 리비아 해안에서 144㎞ 떨어진 곳으로, 난파된 난민 선박 잔해와 함께 있었다.

프로악티바는 난파 선박 및 시신들의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그러면서 공해(公海)를 통과하면서도 구조하지 않은 상선과 이들 3명을 구조하지 않은 리비아 당국을 비난했다.

프로악티바에 따르면 리비아 해안경비대는 이들 3명이 탑승한 보트를 파괴한 뒤 경비대 선박에 오르기를 거부하자 방치했다.

이에 대해 리비아 해안경비대는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과 이주민들을 구조할 때 해상구조 국제규범을 준수했다고 반박했다.

리비아 해안경비대 대변인은 “바다에서 발생하는 모든 재해는 돈 만 밝히는 인신밀매조직들과 무책임한 NGO 단체 탓”이라고 주장했다.

프로악티바 대표 오스카르 캄프스는 리비아 정부와 협력하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도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캄프스는 “리비아가 국가이고 정부이며 안전한 나라인 것처럼 현지 무장세력과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직접 결과”라며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의 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살비니 장관의 주도로 지중해 이주민, 난민을 거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모아베로 밀라네시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달 초 이주민 차단을 대가로 50억 달러(약 5조6천500억원)를 리비아에 투자한다는 사문화한 협약을 되살리기도 했다.

이 협약은 2008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당시 이탈리아 총리가 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와 맺었으나 2011년 카다피가 사망하면서 무력화했다.

프로악티바는 이탈리아 정부가 시신은 제외하고 생존 여성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며 생존 여성은 이탈리아가 아닌 스페인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생존여성이 바다에서 발생한 사태의 경위를 증언할 권리를 보호하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난민 강경책을 추진하는 이탈리아로 가면 본인의 안전뿐만 아니라 이런 권리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리비아는 북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내전, 폭동, 극단주의 잔혹행위를 피하거나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희망하는 이들이 유럽 이주를 위해 지중해로 나서는 주요 관문이다.

국제이주기구(IMO)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모두 1천443명이 고무보트나 허술한 목선을 타고 시도한 위험천만한 지중해 횡단에서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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