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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철강 세이프가드 발동… 韓 비상

EU, 철강 세이프가드 발동… 韓 비상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8-07-19 21:08
업데이트 2018-07-20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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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평균 100% 초과 물량에 25% 관세
美 수출 쿼터와 달리 보호무역 강화 우려
산업부·철강협회 긴급 대응 계획 논의


유럽연합(EU)이 19일부터 23개 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잠정 조치를 발동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제품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계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때 수입을 규제하는 조치다. 우리 기업들은 특히 EU의 세이프가드가 같은 무역규제라도 미국의 수출 쿼터(할당)와는 성격이 다른 데다 전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어 긴장한 표정이다.

19일 EU 집행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EU는 최근 3년간(2015∼2017년) EU로 수입된 평균 물량의 100%까지는 지금처럼 무관세로 수입하고 이를 넘는 물량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무관세로 수출하는 국가별 물량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전체 물량만 정하고 물량이 소진되면 그때부터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한국, 중국, 인도, 러시아, 터키, 우크라이나 등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이 EU에 수출하는 철강은 330만 2000t으로 29억 달러(약 3조 3000억원)에 이른다. 한 중소형 철강회사 관계자는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 여파가 EU, 중국 등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수출 환경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EU의 세이프가드 발동은 철강산업의 수출 침체뿐 아니라 전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이어져 연관된 수요 산업의 장기적 침체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조치의 경우 국가별로 보장된 물량이 없다 보니 특정 국가의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면 다른 국가는 무관세 물량이 최근 3년 평균에 못 미칠 수 있다. 수출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는 이날 한국철강협회에서 문승욱 산업혁신성장실장 주재로 EU의 철강 세이프가드 잠정 조치에 대한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 정부는 9월 12∼14일 열리는 공청회를 비롯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무역위원회, 주요 20개국(G20) 통상장관회의 등 양·다자 채널을 통해 우리 입장을 적극 개진하기로 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을 만나 미국의 자동차 232조 조사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통상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우리나라를 포함해 주요국 경제 단체인 세계경제단체연합(GBC)은 G20 정상에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GBC는 성명서에서 시장개방 및 자유무역 기조를 유지하고 G20 회원국의 무역·투자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원의 지속적인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8-07-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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