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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11월 미국 중간선거 판세? ‘反트럼프’ 여성들에 달렸다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11월 미국 중간선거 판세? ‘反트럼프’ 여성들에 달렸다

김균미 기자
입력 2018-08-13 22:42
업데이트 2018-08-13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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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성난 대졸 여성들의 해’ 되나

2018년은 과연 미국인들에게 ‘성난 대졸 여성들의 해´(Year of the Angry College-Educated Female)로 기억될 수 있을까.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여성들 선택에 달렸다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1994년 중간선거 때 ‘성난 백인 남성’들이 공화당을 선택해 빌 클린턴 대통령을 견제했을 때와 비교한다. 거침없이 반(反)여성적 발언을 하고 태도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에 분노하는 여성 유권자들이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남성 후보들을 더이상 믿지 못하겠다며 직접 선거에 뛰어든 여성 후보들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여풍이 거센 중간선거의 결과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대졸 이상의 고학력, 상위 중산층의 백인 여성들이 얼마나 투표를 할지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화를 추구하는 여성들의 의지와 트럼프에 대한 ‘분노’가 연간 4%라는 높은 성장률과 넘쳐나는 일자리 등 경제 호황을 이끈 트럼프의 성과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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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여성들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에 대한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면서 직접 정치에 나서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전체 유권자의 과반이 넘는 여성 유권자, 특히 고학력의 여성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선거 결과가 달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남성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후보로 확정된 민주당 여성 후보들. 20대 진보 돌풍의 핵으로 부상한 뉴욕의 연방 하원 의원 후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테즈.  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여성들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에 대한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면서 직접 정치에 나서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전체 유권자의 과반이 넘는 여성 유권자, 특히 고학력의 여성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선거 결과가 달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남성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후보로 확정된 민주당 여성 후보들. 20대 진보 돌풍의 핵으로 부상한 뉴욕의 연방 하원 의원 후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테즈.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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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여성들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에 대한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면서 직접 정치에 나서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전체 유권자의 과반이 넘는 여성 유권자, 특히 고학력의 여성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선거 결과가 달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남성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후보로 확정된 민주당 여성 후보들. 미시간 주지사 후보 그레첸 휘트머. 디트로이트 AP 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여성들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에 대한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면서 직접 정치에 나서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전체 유권자의 과반이 넘는 여성 유권자, 특히 고학력의 여성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선거 결과가 달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남성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후보로 확정된 민주당 여성 후보들. 미시간 주지사 후보 그레첸 휘트머.
디트로이트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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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여성들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에 대한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면서 직접 정치에 나서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전체 유권자의 과반이 넘는 여성 유권자, 특히 고학력의 여성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선거 결과가 달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남성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후보로 확정된 민주당 여성 후보들. 첫 여성 무슬림 연방 하원의원이 확실시되는 디트로이트의 라시다 탈리브.  랜싱 AP 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여성들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에 대한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면서 직접 정치에 나서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전체 유권자의 과반이 넘는 여성 유권자, 특히 고학력의 여성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선거 결과가 달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남성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후보로 확정된 민주당 여성 후보들. 첫 여성 무슬림 연방 하원의원이 확실시되는 디트로이트의 라시다 탈리브.
랜싱 AP 연합뉴스
●美 전역 반대 시위부터 미투 운동까지 결집

전통적으로 미국 여성은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민주당 성향을 보여왔다. 특히 흑인과 히스패닉 등 비(非)백인 여성들의 민주당 지지는 압도적이다. 하지만,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백인 여성들의 선택이 선거의 결과를 갈랐다. 1980년과 1984년, 1988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후보와 조지 H W 부시 후보가 모두 민주당 후보들보다 여성 표를 더 많이 받았다.

미국 럿거스대 미국여성정치센터(CAWP)의 분석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선거에서 남녀 투표성향 차이는 확연하다. 2016년 대선 출구조사 결과 남성 유권자의 52%와 여성 유권자의 41%가 트럼프를 각각 지지했다. 남녀 간 격차는 11% 포인트로 1996년과 2000년, 2012년에 이어 역대 네 번째이다. 하지만 2016년 대선 결과가 기존 결과와 다른 점은 여성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됐다는 것이다.

힐러리를 찍었거나 힐러리가 이길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들을 믿고 투표하지 않은 중도 개혁 성향의 여성 유권자들이 11월 중간선거가 ‘2016년의 재판’이 되는 걸 막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취임식 직후 미 전역에서 열린 여성들의 트럼프 반대시위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여성들은 민주당 지지층을 넓히고자 지역 유권자 모임을 조직하고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미투운동(나도 피해자다)도 여성 유권자들의 결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여성 후보들을 지원하는 단체들의 활약이 더해져 지난해부터 실시된 여러 차례의 연방 상·하원 의원 특별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이어졌다.

정치와 선거전문가들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여성 유권자, 특히 대졸 이상의 고학력 백인 여성들에 주목한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이른바 ‘교외 지역의 여성’들이다. 이들 중에는 민주당으로 기운 무당파 여성들 이외에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현재 트럼프에 대해 유보적인 공화당 지지 성향의 여성 유권자들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국정 긍정적” 대졸 백인여성 26%뿐

이 같은 분석의 근거는 최근 1년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에 대한 남녀 간 편차가 크다. 여론조사 결과의 평균치를 발표하는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최근 수치를 보면 ‘트럼프의 국정운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3.5%, ‘지지하지 않는다’가 52.1%로 8.8% 포인트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은 취임 이후 40% 안팎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율이 90%에 육박해 말 그대로 콘크리트 지지를 과시한다. 하지만 남녀 지지율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지난 7월 초 발표된 워싱턴포스트의 여론조사에서 남성의 54%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32%에 그쳤다.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 남성은 91%. 여성은 82%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 중 ‘매우 지지한다’고 응답한 남성은 68%였지만 여성은 31%로 격차가 매우 컸다.

7월 NBC·월스트리트저널의 조사에서도 트럼프의 국정운영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여성은 39%였지만,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58%였다. 대졸 이상의 백인 여성들은 26%만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무려 71%가 부정적으로 조사됐다.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에 투표했던 대졸 여성 유권자 중 14%가 지난 3월 조사에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는데 지난해 11월 1%였던 것과 비교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뉴욕타임스 등의 언론들은 보도했다.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2016년 대선에서 투표한 3014명에 대한 추적 조사 결과를 보면 백인 여성 중 트럼프를 찍은 비율은 47%로 힐러리를 찍은 45%보다 2% 포인트 높았다. 대졸 이상 백인 유권자의 55%가 힐러리에 표를 던졌고, 트럼프는 38% 득표에 그쳤다. 여성의 56%가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대졸자 비율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여성 유권자들은 경제와 세금 못지않게 이민정책과 건강보험, 인권에 관심이 많다. 부모와 자녀를 강제 격리시켰던 트럼프의 이민정책에 대해서는 소속 정당을 떠나 비판적인데 특히 여성들의 반대 수위가 높다. 무엇보다 변화를 지지한다. 또한 지도자의 도덕적 덕목과 정직함을 중시한다. 정치 전문가들은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이 실제 투표로 이어져야 여풍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본선행´ 여성 후보 역대 최다… 초강력 ‘여풍’

미국 언론들과 정치전문가들은 또 올해를 여성 의원 수가 2배로 늘어난 1992년에 이은 제2의 ‘여성의 해’라 부른다. 11월 중간선거에서 연방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에 출마한 여성 후보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며 초강력 ‘여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CAWP가 지난 9일 현재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모두 592명의 여성 후보들이 공화·민주당의 연방 상·하원과 주지사 후보를 뽑는 경선에 나서 209명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민주당 후보가 428명으로 72%로 압도적으로 많다.

연방 상원에서는 35명을 새로 뽑는데 민주당에서 31명, 공화당에서 23명이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9일 현재 민주당은 9명의 여성이 상원 의원 후보로 결정됐고 공화당은 4명이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하원 의원으로는 모두 476명(민주당 356명, 공화당 120명)이 경선에 나서 185명(민주 143명, 공화 42명)이 양당의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경선이 끝나면 본선 진출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리천장이 높았던 주지사 선거에도 62명이 경선에 나서 11명(민주 8명, 공화 3명)이 본선에 올라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관건은 이 중에서 과연 몇 명이 당선되느냐이다. 미 전문가들은 정치 활동 경험이 있는 후보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본선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또한 민주당 경선(프라이머리)과정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20·30대 신예들의 활약이 관심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식당에서 일했던 사회주의자연합 소속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테즈(28)는 차기 원내대표로 꼽히던 10선의 지프 크롤리를 꺾어 파란을 일으켰다. 2016년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의 영향을 받은 이들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들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좌클릭함으로써 트럼프의 공화당과 차별화를 확실히 한다는 전략이다. 여성 정치인들의 증가가 다양성 확대와 함께 정치·사회 문화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계기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kmkim@seoul.co.kr
2018-08-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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